“IoT, 클라우드쪽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보고 있습니다. 디바이스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스토리지, 네트워크, 서버 등 영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무게중심이) 소프트웨어로 가면서 인텔이 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이 6일 서울 여의도 인텔코리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래 성장동력으로 IoT, 클라우드를 제시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대화하는 IoT형 기기가 늘어나고 기기들이 쏟아내는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한 클라우드, 빅데이터 환경이 구성되면서 인텔 반도체가 쓰일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IT기기 종류가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다양해지면서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PC 시장은 줄었다. PC 시장 축소는 인텔에게는 위기라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인텔은 기기의 세분화, 세분화한 기기간 연결 속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IT 변화 흐름에 맞춰 인텔 조직을 이끄는 수장도 바뀌었다. 지난 2013년 인텔 본사 수장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로 교체된 데 이어 올해 3월 인텔코리아 수장으로 권명숙 신임사장이 새로 취임했다. 권 사장은 지난 2011년 인텔코리아 영업 전무로 있다가 삼성SDI 마케팅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4년만인 올해 3월 인텔코리아 최초의 여성 지사장으로 복귀했다.
권 사장은 취임 후 3개월 동안 내부 직원, 외부 고객사들을 만나고 이후 3개월 동안은 변화 전략을 구상하며 바쁘게 보냈다. 6개월만에 IoT, 클라우드 등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이 분야에서 인텔코리아 성장 비젼을 처음으로 외부에 알렸다.
권 사장은 취임 후 6개월만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5G 등 통신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며 “디바이스, 인프라단의 큰 기회가 인텔코리아는 물론이고 (한국IT) 성장에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기기간, 솔루션간 영역이 무너지고 융합되면서 PC, 서버에 주로 쓰이던 제품을 더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모바일, 태블릿, PC 등 차별화 영역을 찾으면 찾을수록 반도체 적용 영역 역시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IT격변기에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권 사장은 “TV에, 스마트폰에 절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하던 기능이 차별화 요소로 들어갈 수 있다”며 “기존 선입견을 깨는 작업이 훨씬 더 품이 많이 들어가긴 하는데 세계 최초로 가져갈 수 있는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능, 활용, 영역은 인텔 혼자서는 절대로 발굴할 수는 없다. 인텔은 부품회사로 완제품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완제품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서만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완제품 업체와의 협업이 한층 더 중요해진다.
인텔은 신규영역에 특화한 협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신규 영역은) 잘 하던 영역과는 기술지원, 마케팅에서 다를 수 있다”며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신설하고 사고방식, 시스템을 만들어 섞지 않고 가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이 이끌고 있는 인텔은 IT 추세 변화를 기회로 받아들인 셈이다.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소프트웨어 정의 스토리지(SDS)가 등장하고 시스코가 서버 시장에 진출하며 PC, 서버용 반도체가 주력이었던 인텔이 갈 수 있는 솔루션 영역도 넓어졌다.
IoT, 클라우드로 기기간 연결이 늘어날 전망이고 데이터 크기는 커지면서 반도체 사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PC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고 침체돼 있기에는 인텔이 갈 수 있는 시장이 너무 많다.
권 사장은 IoT 등 새로운 성장분야를 3년 안에 현재 PC, 서버용 반도체사업만큼 키우겠다는 개인적인 포부도 밝혔다. “3년 안에 새로운 영역이 지금 하는 사업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제가 와서 보니 하나의 대박상품은 아닌 것 같고 네크워크, 서버, IoT, 새로운 디바이스 등 지금까지 안했던 영역이 굉장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회를 보고 있으며 검증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며 “사업화에 대한 검증을 하고 있고 시기가 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권 사장은 인텔 최초의 여성 CEO로 워킹맘으로 살아가며 겪었던 어려움, 미래 여성 리더에게 하고 싶은 조언도 했다. 권 사장은 인텔코리아 최초의 여성 지사장이자 지난 27년 동안 외동딸을 기르는 워킹맘으로 살아왔다.
권 사장은 “영업 전무로 있을 때 한국 기업 문화에서 여성 전무, 그것도 영업부서 전무라는 것을 반가워하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길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했고 지금은 여성인력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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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대해서도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시절”이라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고 아이와는 솔직한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에서 여성, 남성이 생리적으로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집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었었지만 (아이가) 조금 크니까 인관관계, 사회활동 등 하고 싶은 일에 조언도 할 수 있게 됐다”고 뿌듯해 했다.
권 사장은 인텔코리아 최초의 여성 지사장이라는 직함에 대해서도 “제안을 받았을 때 그것도 인텔 본사 영업마케팅그룹 부사장을 여성 수장으로 맡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도 영광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차세대 여성 인력들에게 조금이나마 동기 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