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3사가 경쟁적으로 미국 드라마(미드) 동시 방영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본격적인 해외 콘텐츠 확보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콘텐츠로는 VOD(다시보기) 수익을 극대화는데 한계를 느끼고, 미드를 포함한 해외 콘텐츠 수주에 경쟁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IPTV 사업자간 미드 확보 경쟁도 미국 VOD 서비스업체 넷플릭스가 국내에 진출하는 내년에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국내 IPTV 3사가 VOD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인 미드 판권 확보를 위해 해외 방송사들과 잇따라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드는 IPTV 업체를 비롯해 국내 유료방송사들에 VOD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드 매니아층이 상당하고, 또 콘텐츠 재전송 계약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국내 TV 드라마에 비해, 독점공급권을 확보할 수 있어 IPTV 업체로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 "미드 독점권을 확보하라"
KT 올레tv는 IPTV사업자들 중 가장 먼저인 지난 15일부터 미드 동시 방영 서비스를 시작했다. 발표는 3사 중 가장 늦었지만, 서비스는 이미 시작하고 있다. 미국 방송사인 abc와 소니픽처스텔레비전과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미국에서 방송이 끝난 뒤 48시간 내 올레tv에서 한글 자막이 포함된 VOD를 제공한다. 가격은 1천원이며 평생소장 VOD는 1천500원이다.
올레tv 관계자는 “미드를 국내에서 자막 작업하고 코딩작업해서 VOD로 서비스하는 것”이라며” 현재 국내 PP사도 미국 드라마 동시 방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시간 방송이 아닌 VOD로 서비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관계자는 “미드를 VOD로 서비스하면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실시간 방송보다 더 많이 찾고 있어 IPTV 사업자들에게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SK브로드밴드 또한 Btv를 통해 미국 CBS와 영국 BBC의 신작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현지 방영 직후 서비스한다고 최근 밝혔다. 회사측은 총 400편의 해외 드라마와 100편의 다큐멘터리를 확보하고, 이 중 신작 드라마 20여개의 150편은 현지 방영시점부터 6개월간 Btv '해외드라마 동시상영관'을 통해 독점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25일부터 NBC유니버셜과 손잡고 미국에서 첫 방송될 ‘히어로즈 시즌5: 리본’을 현지 방영 직후 국내에서 VOD로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 넷플릭스 진출, 유료방송 판도변화
그러나 IPTV의 이러한 콘텐츠 확보 경쟁이 넷플릭스가 내년에 한국에 진출하게 될 경우, 큰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우선 편당 과금하는 방식이 아닌, 월정액으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 다양한 콘텐츠라는 장점으로 국내 젊은 층들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드라마라는 강점도 갖췄다.
물론 넷플릭스가 어떤 방법으로 진출하느냐에 따라 그 파급력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일본 진출 방식처럼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넷플릭스와 손을 잡느냐 여부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의 패권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벌서부터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 "미국 드라마, 방송후 48시간내에 올레tv로 본다"2015.09.25
- 넷플릭스 "내년초 한국 시장 진출하겠다"2015.09.25
- 넷플릭스, 9월 일본진출...韓 내년 진출, 국내 파트너는?2015.09.25
- 넷플릭스, 日 9월2일 오픈…한국은?2015.09.25
그러나 넷플릭스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사의 스마트TV 앱에 포함되거나, 포털과 손잡고 그 안에서 서비스 한다면 '제로TV'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제로TV란 TV 수상기의 보유 여부와 관계 없이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뜻한다. 유료방송 서비스를 별도로 가입하지 않고도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
한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하게 되면 본방사수를 하지 않고 VOD로 몰아보기를 하는 젊은층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굳이 유료방송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코드컷팅 현상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