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텔 공세에도 PC의 성장이 힘든 이유

일반 사용자들엔 고사양 PC 호소력 크지 않아

컴퓨팅입력 :2015/09/06 16:11    수정: 2015/09/06 16:13

황치규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신형 운영체제(OS) 윈도10을 내놓고 인텔이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에 기반한 프로세서들을 선보이자 침체된 PC시장이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로 급부상했다.

긍정론과 낙관론이 공존하지만 분명한 것은 한때 '윈텔'로 불리며 PC 시대를 호령했던 인텔과 MS가 아무리 군불을 지펴도 PC시장은 예전처럼 빨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퍼진 이후 PC 시장은 사용자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졌다. 판매량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커낼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PC판매량은 7% 감소했다. 그럼에도 윈텔은 윈도10과 스카이레이크 기반 프로세서들로 인해 PC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인텔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 기반 PC들은 5년전 시스템과 비교해 성능은 두배 이상, 배터리 수명은 세배 이상 늘었다. 스카이레이크 프로세서는 얇으면서도 PC와 태블릿 겸용으로 쓸 수 있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기기가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란게 인텔의 설명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인텔 리얼센스 3D 카메라를 사용해 최적화된 얼굴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얼굴 스캐닝으로 노트북 잠금 잠치를 풀 수 있는 윈도10 기능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쯤되면 소비자들이 새 PC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을 수도 있겠지만 테크리퍼블릭 칼럼니스트 닉 헤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그는 시장 분석 업체 오범의 리차드 에드워드 애널리스트 발언을 인용해 새로운 기능을 담은 프로세서나 윈도OS만으로 PC업체들이 직면한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드워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요즘 윈도PC는 소비자들에게는 너무 복잡하다. 윈도10은 여전히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제공하는 워크스테이션급 OS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진화된 데스크톱 OS를 관리하고 유지하는데 신경쓰는 걸 원치 않는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들 소비자들은 웹사이트 돌아다니고, 게임하고 SNS를 하는 정도의 컴퓨터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런 사용자들에게는 새 PC보다 태블릿이 호소력이 있다는 것이 에드워드 애널리스트의 생각이다.

그는 태블릿과 PC 겸용으로 쓰는 하이브리드 기기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일반적인 사용자는 하이브리드 기기가 제공하는 추가적인 기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나 아이패드용 블루투스 키보드 기기를 구입하면 된다는 것이다.

닉 헤스 칼럼니스트는 PC판매가 예전같지 않은 것을 설명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우리가 충분한 컴퓨팅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대부분의 가정은 이미 필요로하는 성능을 갖춘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다. 보다 강력한게 굳이 없어도 된다는 것.

복잡성이나 적정 성능과 무관하게 윈도10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도 PC판매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 윈도10은 윈도7이나 윈도8 PC 사용자들도 무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다른 시장 조사 업체인 가트너의 경우 에드워드 애널리스트와 달리 하이브리드PC 시장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하이브리드 기기의 성장으로 2016년 PC판매량은 전년대비 4% 이상 성장이 가능하는게 가트너 전망이다. 가트너는 PC와 태블릿에서도 모두 쓸 수 있는 윈도10의 등장으로 하이브리드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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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에드워드 애널리스트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기업내 직원들에게 지나치게 강력한 기능을 갖춘 기기를 지급하는 것은 비용 낭비일 수 있을 뿐더러 업무에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직원들의 역할에 맞는 컴퓨팅 기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앱을 나란히 쓸수 없다는 이유로 아이패드를 거부한 한 영업팀의 사례도 들었다. 에드워드 애널리스트가 직원들에게 고사양 기기를 지급하는 것보다 어떤 기기를 쓰든 같은 파일과 앱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했다.

가트너와 경쟁하는 시장 조사 업체인 IDC는 에드워드 애널리스트와 비슷한 입장에 서 있다. IDC는 지난달말 올해 세계 PC 출하량이 8.7%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이 같은 PC 시장 감소세가 오는 201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