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옴, 세계 첫 트랜치 구조 'SiC 모스펫' 양산

실리콘에 비해 전기손실 낮추고 성능 높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8/27 17:22    수정: 2015/08/27 17:36

송주영 기자

일본 반도체업체 로옴이 세계 최초로 트랜치(도랑) 구조를 적용한 SiC(실리콘카바이드) 모스펫을 연내 양산한다. SiC는 실리콘에 비해 전기손실을 줄일 수 있고 성능은 높일 수 있어 전력용 반도체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로옴은 SiC 모스펫에 구멍을 내 게이트를 세로로 매립하는 형태로 면적 활용도를 높인 트랜치 구조를 적용했다. 이는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로옴은 새 반도체로 1200V(볼트), 180A(암페어) 고전압, 고전류 산업용 시장을 공략한다. 이후 가전, 자동차로 시장을 넓힐 예정이다.

27일 로옴세미컨덕터 일본 본사에서 SiC를 담당하는 나카무라 다카시 디스크리트 모듈 생산본부 연구개발부 부장은 서울 신도림동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트렌치 구조 SiC 모스펫 양산 계획을 밝히며 “SiC 시장 규모는 실리콘 반도체와 비교해 작지만 트랜치 구조 제품이 확대 기폭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SiC 모스펫을 양산하는 업체는 인피니언, 크리 등이 있으나 트렌치 구조를 적용한 제품 양산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로옴이 유일하다. 전기는 발전소에서 가정, 공장으로 전송하기까지 또 가전기기를 구동하기까지 전압변환, 주파수 변환, 교직 변환 과정을 거치며 손실이 발생한다. 변환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환되면서 전자기기에는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전력용 반도체 업체들은 방열과 반도체 크기로 열 손실을 막는다. 반도체 크기가 커지면 열 손실은 줄게 된다. 따라서 반도체 소형화를 위해서도 전력 손실을 줄이는 것이 과제였다.

[자료=로옴세미컨덕터코리아]

비산화물 세라믹인 SiC는 높은 경도, 열전도성을 갖고 있는 물질로 실리콘에 비해 손실을 줄일 수 있다. SiC는 실리콘에 비해 절연 파괴 강도가 10배, 내압 절연 영역은 1/10로 감소한다. 전류의 경로도 짧아져서 전류가 흐를때 손실되는 전력을 막을 수 있다.

또 기기를 켜고 끌 때 발생하는 손실도 실리콘 대비 90% 줄일 수 있다. 주파수 횟수가 많은 고주파수에서 동작이 가능해 주변 부품 소형화가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고온에서 동작하는 것도 장점이다. 로옴은 SiC 모스펫을 지난 2010년부터 양산하기 시작했다.

로옴은 올해부터는 SiC 모스펫에 트랜치 구조를 적용했다. 트랜치 구조는 일반 반도체 구조인 플래너와 비교해 반도체에 구멍을 내 게이트를 매립하는 형태로 구현한다. 평면 구조보다 면적이 넓어져 밀도가 향상돼 성능이 우수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트랜치 구조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양산에 성공한 업체는 없다. 게이트웨이를 매립한 부분에 열이 집중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서다.

로옴은 독자적인 더블 트랜치 구조를 채용해 열을 분산해 이같은 과제를 극복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플래너 타입 SiC 모스펫에 비해 동일 크기로 온저항을 50% 낮췄으며 입력용량이 35% 저감되고 스위칭 성능도 향상한 제품을 개발했다. Si-IGBT 모듈에 비해 스위칭 손실이 최대 90% 낮아졌다.

고속의 스위칭도 가능해졌다. 스위칭을 고속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스위칭 주파수를 높여 주변 부품, 가령 코일 등의 크기를 줄여 주변부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기존 실리콘이 200℃에서 동작하는 것과는 달리 250℃ 고온에서도 동작해 냉각을 위한 수냉펌프를 1/10 크기의 공냉 히트싱크로 바꿀 수 있다.

다카시 부장은 “트렌치 구조 SiC 모스펫은 가격이 높기는 하지만 주변품의 사양을 낮출 수 있어 완제품 제조에 들어가는 비용은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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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옴이 개발한 풀 SiC 모듈은 1200V, 120A, 180A에서 구동한다. 내부 회로는 2-in-1 구조를 채용, SiC 모스펫, SiC-SBD를 1패키지에 내장하고 1200V/180A 정격을 실현했다. 로옴은 이 제품으로 저전력을 요구하는 산업용 시장을 공략하고 특히 태양광 발전용 파워 컨디셔너, 산업기기용 전원, 공업용 인버터 등 대용량의 전력을 소비하는 기기의 소형화와 저소비전력화를 구현할 계획이다.

향후 로옴은 디스크리트 타입으로 650V (118A), 1200V (95A) 정격의 제품을 각 3종류씩 순차적으로 제품화할 예정이다. 시장도 자동차, 가전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