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통큰 투자, '메모리 코리아' 위상 높인다

세계 메모리시장 2위 수성-일자리 창출에 총 46조 투자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5/08/25 17:34

송주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총 46조원을 투자해 향후 시장에 미리 대응하기로 했다. 2개의 신규 공장을 새로 짓고 증설하는 등 생산량 확대 기반을 구축해 ‘메모리 강국 코리아’ 위상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M14 준공 및 미래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내일을 위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도전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천 M14 공장에 15조원...이천-청주 신규 공장에 31조원 투입

이날 준공한 M14공장에는 향후 총 15조원이 추가로 투입된다. M14 공장은 지난해부터 투자가 시작됐으며 이날 가동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M14는 6만6천 제곱미터(2만평) 복층 구조로 장비반입을 완료하면 300mm 웨이퍼 월 2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연말까지 웨이퍼 월 3천장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청주에도 공장 한 개씩을 신규로 건설한다. 청주는 올해 부지를 조성하고 이천은 내년 부지 확보에 나선다. 이들 2개 공장을 신규로 건설하는데에만 총 31조원을 투입한다.

SK하이닉스 M14 공장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장 건설로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메모리 시장 2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이같은 선제적인 투자로 메모리 시장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까지 3위 업체인 마이크론과의 점유율 격차를 벌려왔다. 지난 2013년 마이크론이 D램업계 3위 엘피다를 인수한 후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메모리 시장 3위로 내려갔지만 지난해 2위 자리를 되찾았다.

D램 시장에서 2014년 1분기 2위 자리를 회복한 후 격차를 별려 지난 1분기 점유율 27.6%로 마이크론과 6.4%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4위, 마이크론은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양사 격차가 줄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5.7%포인트 격차를 지난해 3.1% 포인트까지 줄였다.

마이크론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투자 확대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 인수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공격적인 투자로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 벌린다면 추격을 따돌리고 메모리 시장 2위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메모리 산업은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메모리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지난 2분기 D램시장 72.8%, 모바일 D램시장에서는 81.5%까지 올라섰다.

■중국 등 후발업체 메모리 시장 진입 노려...선제적 시장 대응

메모리 시장은 소수 업체가 경쟁을 벌이는 과점 구도가 됐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3위 업체인 마이크론이 엘피다를 인수한 후 몸집을 키워 경쟁을 벌이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중국이 제조산업을 육성하며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조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섰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중심의 반도체 산업을 메모리로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사진 가운데)이 25일 SK하이닉스 M14 준공식에 참석해 낡은 규제를 개선해 기업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선제적 투자로 공격적인 방어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장치산업 특성상 정확한 투자 로드맵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부지 확보를 통해 언제든 증설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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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입장에서 최태원 회장의 경영 복귀가 갖는 의미도 크다. 장치산업 특성상 총수의 의지를 통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경영복귀 후 가장 먼저 SK하이닉스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비장한 각오와 긍지를 갖고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굳건히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