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이재운 기자]“우리는 단순 아이디어만으로 상품화를 하진 않습니다. ‘매력 품질’을 만족하는 제품이면 ‘프리미엄’을 더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LG전자가 지난달 말 선보인 ‘듀얼 하이브리드 세탁기’ 트롬 트윈워시를 앞세워 고급형 세탁기 시장에서 드라이브를 건다. 8년간 아껴 온 카드를 던져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
지난 21일 LG전자는 경상남도 창원 사업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 개발에 얽힌 철학과 이야기, 성과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전시문 LG전자 세탁기사업부 전무는 “프리미엄 트롬 트윈워시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해, 세계 1위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69년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세탁기를 생산하기 시작한 LG전자는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세탁기 사업부를 이끌던 인물인 조성진 현 사업본부장(사장)에게 세탁기는 물론 청소기, 에어컨 등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과 1등 이미지를 만든 가전 전 분야에 대해 총괄 책임을 맡기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그런 조 사장과 임직원들이 장고를 거듭해 올해 선보인 비장의 무기가 바로 트윈워시다. 트윈워시는 2대의 세탁기가 하나로 합쳐져 있어 ‘분리 빨래’가 가능하다. 상단에는 드럼세탁기, 하단에는 전자동(통돌이) 세탁기를 적용해 각양각색인 소비자들의 욕구를 한번에 사로 잡는 제품을 선보였다. 2007년부터 시작한 8년간의 연구는 150여명이 달라붙어 결국 동시에 세탁과 탈수가 가능한 제품을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전 전무는 “’세상에 없던 제품’인 만큼,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용량을 늘리는데만 집중해왔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이 용량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기술력이 들어간 차별화를 하는데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단순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기술력이 집약된 신제품’으로 접근하는 것이 LG전자의 철학이라는 설명도 따라 붙었다.
트윈워시는 LG전자가 그 동안 선보인 드럼세탁기 ‘트롬’ 시리즈 하단에 부착돼있던 서랍장 자리에 전자동 세탁기 ‘미니워시’를 추가로 부착하는 형태다. 기존 트롬 시리즈 사용자의 경우 조만간 선보일 미니워셔를 별도 구매해 결합한 뒤 사용할 수 있다. 작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기존 DD모터 대신 크기를 40% 가량 줄인 슬림DD모터를 개발한 점이 제품의 핵심 요소다.
또 까다로운 고객과 일반 고객 등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눠 만족도 평가를 실시하고, 소음에 민감한 이들도 만족할 만한 수준인 50.5dB 이하로 소음을 낮추는 등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연구개발도 뒤따랐다. 이같은 결과물을 내기 위해 400개에 육박하는 특허가 적용됐다. 이런 노력 덕분에 트윈워시는 하루 판매량이 기존 동급(21kg 용량) 세탁기 대비 3~5배에 달할 정도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LG전자는 트윈워시를 향후 전체 세탁기 매출액의 10% 비중까지 확대해 고급형 시장의 대표 주자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드럼세탁기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고급형 제품으로 올리고 있는 만큼, 기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초 CES 2015 전시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3월 출시예정이었다가 4개월 가량 미뤄진 점도 바로 미국 시장에서의 피드백을 반영하기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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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한국을 시작으로 LG전자는 각 주요 시장의 성수기 수요를 겨냥한다. 국내와 중국에서는 다음달 초, 미국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11월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대규모 대기수요에 맞춰 정면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는 “과거에는 일반적인 품질 단계인 ‘절대 품질’과 ‘당연 품질’만 만족하는 단계에서 품질 관리가 머물렀다면, 프리미엄 제품에는 ‘매력 품질’의 요소를 더하는 경영을 하고 있다”며 “’고객이 짜다면 짜다’라는 슬로건 하에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