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40미터 라인서 완성되는 세계 일등 품질 경영

LG전자 창원 1공장 생산 라인을 가다

홈&모바일입력 :2015/08/23 10:59    수정: 2015/08/23 15:43

이재운 기자
LG전자 창원공장 A1동 2층 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세탁기 부분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창원공장 A1동 2층 생산라인에서 작업자들이 트롬 트윈워시 상단 드럼세탁기 부분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창원=이재운 기자]140미터 안에서 세계 1위의 승부가 벌어진다. 경상남도 창원시, LG전자 A1 공장 생산라인에서 매일 펼쳐지는 이야기다.

21일 LG전자는 언론에 창원 A1 공장 내 ‘트롬 트윈워시’ 세탁기 생산라인 일부를 공개했다. 창원공장은 공업단지가 처음 조성되던 지난 1976년 지어졌다. 이후 1987년 추가로 2번째 공장(A1, A2동)을 짓고 현재 LG전자의 가전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작업자간 유기적 결합, ‘140미터’의 승부

LG전자는 제조라인을 자동화 설비를 중심으로 설계했다. A1 공장 1층에서는 프레스 공정이 한창이다. 프레스 공정이란 금속판을 필요한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평면인 스테인리스 캐비닛을 ‘ㄷ’자 모양으로 한 번에 접는다. 이렇게 만든 금속부와 협력사가 제조한 각종 모듈은 이 공장 2층 조립 라인으로 향한다.

2층에서는 이렇게 모인 부품을 작업자가 곧바로 조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활한 공급 체계를 갖추고 있다. 부피가 큰 부품이나 모듈은 공중에 설치한 20미터 길이의 트롤리를 이용해, 부피가 작은 부속은 지상을 움직이는 무인 로봇을 이용해 운반한다. 협력사가 만든 모듈은 30분 단위로 라인에 투입되고, 이렇게 모은 세탁조 모듈을 본체와 연결하는 ‘드럼 터브 어셈블리’ 공정이 진행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집 짓는 과정’을 들어 세탁기 생산라인을 설명했다. 앞서 설명한 부분이 지반을 다지고 기초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제 기둥을 세우고 문과 벽, 지붕을 얹는 과정을 이어가야 한다. 이를 만드는 과정이 바로 ‘캐비닛 커버 어셈블리’다. 세탁기 도어를 본체에 연결하고 각종 전기선, 스팀 발생기, 수증기 배관 등도 이어 체결된다.

이어 도어가 연결된 세탁기에 조작부 계기판을 부착하고, ‘탑플레이트’라 불리는 세탁기 상판을 연결하는 공정이 이어진다. 손 모양의 집게가 달린 자동화 설비는 부품 자동 공급 설비가 운반하는 이 상판을 집어 든 뒤 본체 위에 올리고, 이를 작업자가 잇는 방식이다. 이로써 ‘지붕’까지 얹은 완성된 세탁기는 품질검사 라인으로 향한다. 여기까지가 100미터의 여정이다.

남은 40미터에 걸쳐 작업자와 설비는 소비자가 이 제품을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우선 세탁기에 전원을 연결한 뒤, 세탁조 내부에 물을 채운 채 검사를 시작한다. 물을 사용하는 전자제품인 세탁기의 특성을 고려한 부분이다.

빨랫감 대신 ‘웨이트 밸런스’라는 실리콘 재질의 모형을 넣고 헹굼부터 탈수, 스팀 분사 등 주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히 점검한다. 이후 소음과 진동이 기준치에 부합하는지 점검한 다음, 자동화 설비가 컨베이어 벨트 위의 세탁기를 기울이면서 채웠던 물을 제거한다.

포장자동화 공정에서는 세탁기를 자동으로 포장하는 동시에 자동 점검 시스템을 이용, 액세서리와 부품까지 제대로 박스 안에 포함되었는지를 확인한다. 포장이 완료된 제품은 팔레트에 모아 다시 1층으로 내려 보낸다.

다시 내려온 1층 한 쪽에는 트윈워시 하단부 전자동 세탁기인 ‘미니워시’ 생산라인이 자리잡고 있다. 40미터 길이의 컨베이어벨트로 구성된 이 라인은 캐비닛에 모듈 형태의 슬림DD모터를 체결해 조립을 완료하는 곳이다. 이후 작업자들은 2층 제조라인의 상단 드럼세탁기와 동일한 품질검사를 거쳐 포장까지 완료해 팔레트에 제품을 모은다.

포장이 끝난 제품은 곧바로 하역장에 모인 운송 차량에 실려 전국 25개 도시 물류창고와 수출 항구인 부산항으로 이동한다. LG전자는 현재 트윈워시 내수와 수출 물량 모두 창원에서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창원공장 A1동 1층 생산라인에서 트롬 트윈워시 하단 전자동세탁기를 작업자가 조립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엄격한 검증 “최고의 제품만 고집한다”

A1동 하역장을 지나 100미터 가량을 이동하면 신뢰성 시험동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세탁기 상온 조건 시험, 고온 조건 시험, 과진동 시험, 저온 조건 시험, 도어 개폐수명 등 엄격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온 조건 시험장은 일반 환경에서 24시간 연속 사용했을 때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짚고, 고온과 저온 조건 시험장에서는 각각 무더운 지역과 추운 극지방에서도 잘 작동하는지를 검사한다. 과진동 시험장에서는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전자동 세탁기를 동시에 작동 시 발생하는 진동 수준을 확인하는데, 이를 위해 실제 사용조건보다 더 강한 과진동 조건을 설정해 시험한다.

도어 개폐 수명 시험장은 도어 자동 개폐기를 이용해 상단 드럼세탁기 도어와 하단 미니워시를 1만회 이상 반복적으로 여닫는 시험을 통해 내구성을 검증하는 곳이다.

A2동에 위치한 인정시험실은 UL, TUV라인란드, 인터텍 등 세계적인 인증기관의 시험기준 준수 여부를 검증하는 곳으로, 연구원들이 설계한 세탁기가 기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 검사한다.

진동시험실에서는 빨랫감의 크기와 재질에 따라 세탁기 진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바닥 온도를 실제 사용 조건인 영상 5~35도 사이에서 조절해가며 세탁기를 바닥과 밀착시켜주는 바닥 받침대가 온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서도 검사한다. 또 세탁기가 미끄러운 타일, 원목 마루 등 다양한 재질의 바닥에서도 문제 없이 작동하는지,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지를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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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포 순환 시험실에서는 전자동 세탁기에 5가지 색상의 옷을 넣고 물살의 움직임을 블랙박스 카메라 영상을 통해 확인해 제대로 빨래 기능이 구현되는지를 확인한다. 옆에 위치한 이물 투입 시험실에서는 대표적인 이물인 동전이나 라이터, 모래 등 9가지 이물질이 드럼세탁기에 들어가도 손상 없이 작동되는지를 검사한다.

김철융 LG전자 세탁기생산담당 상무는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춘 세탁기 제조라인과 엄격한 테스트를 실시하는 시험동은 LG전자 세탁기의 완벽한 품질을 책임진다”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세탁기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