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0대 그룹 투자 39兆...현대차 222%↑

불황에도 공격적 투자...4대그룹이 투자 견인 50.4%↑

국내 30대 그룹의 올 상반기 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투자 분위기를 주도했다. 올 상반기 이들 4개 그룹의 투자 증가 폭은 50%를 상회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투자는 두 배 이상 늘어나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74%를 차지했다.

1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266개 계열사의 상반기 투자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투자액은 총 38조7천7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2천795억원(31.5%) 증가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사진=지디넷코리아)

항목별로는 설비투자와 관련된 유형자산취득액이 35조1천732억원으로 8조9천190억원(34.0%) 늘었다. 연구개발(R&D)·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취득액은 3조644억원으로 3천605억원(11.1%)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30대 그룹 중 절반을 넘는 18곳의 투자가 늘어난 가운데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그룹이 전체 투자 규모를 끌어올렸다. 이들 4대 그룹의 투자는 29조2천715억원으로 증가 폭은 50.4%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9조8천45억원이 늘어나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을 웃돌았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10조47억원의 투자를 집행해 전년동기 대비 무려 222.0%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6조8천972억원이 늘어나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의 74.0%에 달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신차 개발 투자와 현대제철의 현대종합특수강 인수 등 완성차·철강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투자 규모는 재계 1위인 삼성그룹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삼성그룹은 10조326억원을 투자해 2조2천418억원(27.8%) 증가했다. SK는 5조4천646억원으로 5천834억원(12.0%) 늘었고, LG는 3조4천996억원으로 821억원(2.4%) 증가했다. 한화도 5천369억원을 투자해 82.4% 늘었다.

이밖에 신세계 6천924억원(14.4%), CJ 4천842억원(3.7%), 금호아시아나 3천678억원(3.9%), 영풍 3천305억원(25.6%), 두산 2천171억원(11.9%), 효성 2천160억원(4.7%), 현대백화점 2천81억원(78.6%) 등이 2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KCC 1천709억원(140.4%), LS 1천529억원(3.9%), OCI 1천295억원(108.9%), 동부 987억원(37.7%), 대우건설 846억원(445.8%), 미래에셋 124억원(90.8%) 등도 투자를 늘렸다.

반면 포스코, 롯데, 한진, S-오일, KT,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GS, 대림, 현대, 동국제강 등 11개 그룹의 투자는 감소했다. 그룹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포스코는 투자를 전년동기 대비 3천124억원(22.8%)이나 줄여 30대 그룹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경영권 분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롯데도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중 유일하게 투자를 3천113억원(21.0%) 줄였다.

한진(2천511억원), 에쓰오일(1천307억원), KT(1천95억원)등도 1천억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대우조선해양(657억원), 현대중공업(562억원) 등 조선분야 그룹도 투자가 감소했고 GS(410억원), 대림(356억원), 현대(233억원), 동국제강(154억원)의 투자도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