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사장이 직접 세탁기 파손 상태 확인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과 관련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직접 세탁기 파손 상태를 확인했다는 증인 진술이 나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윤승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선 삼성전자 신 모 차장은 "윤부근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세탁기를 열고 닫는 과정에서 도어가 흔들리고 정확히 안닫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당시 윤 사장은 도어에 손상이 확실히 생겼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파손이 아니라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윤부근 사장은 IFA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3일 오후 사건이 발생한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과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직전 현지 직원으로부터 오전 중 LG전자 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에 의해 세탁기가 파손됐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에서 제품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으로 나선 신 모 차장은 삼성전자 독일법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소속 주재원으로 사건 기간 중 윤부근 사장 일행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 이날 공판에서는 신 모 차장과 함께 삼성전자 독일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손 모 상무도 증인으로 나서 사건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사건 발생 당시 CCTV 영상 캡처 화면. 조성진 사장(가운데)이 무릎을 굽혀가며 제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 측은 이 같은 실험이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상무는 "유로파센터에서 사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 해당 매장에서 이번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인 조한기 상무와 또 다른 LG전자 관계자인 박 모 대리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들이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그들은 현지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유로파센터 매장과 파손 제품에 대한 변상 협상을 완료했다는 이유로 신원확인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사건 발생 다음날 매장을 방문해 도어가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촬영했으며 당시 증거를 바탕으로 세탁기 도어가 들어올려서 닫아야 할 정도로 파손돼있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다만 손 상무는 세탁기를 반품 형태로 자툰 매장에서 구입한 이유나 결정을 내린 사람, CCTV 확보를 지시한 배경, LG전자 측에 파손된 세탁기가 아닌 새 제품이 배송된 경위, 해당 세탁기가 매장에 전시된 기간 등 질문에 대해서는 모두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