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를 둘러싼 발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이 하반기에도 속속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조사들과 소비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퀄컴의 수차례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발열 꼬리표를 떼고 성능 논란이 종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하반기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한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미 삼성전자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출시했고 연말까지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그 중에서도 ‘대어’로 불릴 만한 기대작은 떠오르는 중국 제조사 원플러스의 전략 스마트폰 ‘원플러스2’와 소니의 플래그십 제품인 ‘엑스페리아Z5’ 시리즈다.
지난 6일 원플러스는 신제품 원플러스2 출시를 앞두고 온라인으로 예약 판매를 진행해 초도물량 3만대를 불과 64초 만에 완판시켰다. 원플러스는 ‘제2의 샤오미’라고 불리는 신생 업체로 지난 2013년 12월 설립됐다. 지난달 27일 두 번째 플래그십 제품인 ‘원플러스2’를 공개하고 오는 11일부터 공식 판매에 들어가기 전 온라인으로 특별 판매 이벤트를 진행했다.
원플러스2는 스냅드래곤810 프로세서 외에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 4GB 램, 3300mAh 배터리, 1300만화소 후면카메라와 500만화소 전면카메라 등 최고 수준의 성능을 탑재했지만 가격이 16GB 기준 329달러(약 38만원), 64GB는 389달러(45만원)에 불과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소니의 차세대 전략 스마트폰 '엑스페리아Z5'와 파생 모델인 '엑스페리아Z5 컴팩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810이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엑스페리아Z5는 5.5인치 풀HD(1920x1080) 디스플레이와 3GB 램, 32GB 내장메모리, 2070만화소 후면카메라와 800만화소 전면카메라 등을 장착했으며, 오는 9월 출시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지난 상반기동안 LG전자 2세대 커브드 스마트폰 'G플렉스2'를 시작으로 국내외 제조사들의 스냅드래곤810 탑재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져왔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는 5.7인치 패블릿 '미노트프로'에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했고, 또 다른 중국 제조사 ZTE의 신제품 '누비아Z9'에도 동일한 프로세서가 탑재됐지만 이를 제품에서 심각한 발열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앞서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MWC 2015 현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HTC 원 M9’을 벤치마크한 결과 이 제품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평균 10~15도 뜨겁다는 테스트 결과를 공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HTC 측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벤치마크한 HTC 원 M9 소프트웨어는 최종 버전이 아니며, 정식 버전에서는 발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역시 스냅드래곤810을 탑재한 소니 '엑스페리아Z4'에서도 발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스냅드래곤810의 문제가 아닌 다른 하드웨어 결함에 기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소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수차례 발열 루머를 부인했던 퀄컴은 하반기 스냅드래곤810 탑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올해 초 각국 기자들을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로 초청해 스냅드래곤810 벤치마크 테스트 행사를 열었다.
지난 달에는 미셀 레이든 리 퀄컴 마케팅 이사가 중국과 한국을 방문해 직접 기자들과 만나 "스냅드래곤810의 발열 이슈는 전혀 없다"고 재차 부인하기도 했다. 이날 리 이사는 스냅드래곤810이 탑재된 LG전자 G플렉스2, 샤오미 미노트 프로, HTC 원 M9, ZTE 누비아 Z9 등 4종의 스마트폰을 직접 가져와 발열 여부에 대한 확인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제기되기 시작한 스냅드래곤810 발열 루머는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두고 있던 전략 제품 '갤럭시S6'에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7420 프로세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한 것과 시점이 맞물리면서 기정사실화됐다. LG전자와 소니, 샤오미 등 제조사들은 스냅드래곤810 탑재 제품을 출시하면서 발열 루머에 대한 해명을 먼저 내놔야 했다.
이에 따라 퀄컴은 지난 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4%, 순이익은 47% 감소했고, 실적 감소에 따라 15% 수준의 감원 계획도 발표했다. 또 신제품 프로세서 출시 시기도 앞당겨 연내 스냅드래곤820을 선보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스냅드래곤810 제품을 최초로 탑재한 LG전자 G플렉스2가 출시된 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차기 제품이 나오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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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이 올 하반기 내놓을 스냅드래곤820은 새로운 크라이오(Kryo) 아키텍쳐를 적용한 제품이고 20나노(nm) 공정으로 설계된 전작 스냅드래곤810과 달리 10나노대 핀펫(FinFET)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은 스냅드래곤810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14나노 공정을 사용해 속도를 높이고 칩사이즈와 전력소모를 줄인 스냅드래곤820 출시를 서두를 전망”이라면서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이어 노트 시리즈에도 엑시노스 시리즈를 장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