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주 뉴욕에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공개한다. 국내외에서 신제품의 디자인과 성능 만큼이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갤럭시노트5 출시와 함께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모바일 결제 기능 ‘삼성페이’다.
범용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삼성페이로 애플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와의 차별화를 시도하며 아이폰과 경쟁에 나서는 동시에, 모바일 결제 사용자 경험의 확산으로 글로벌 IT 공룡들이 참전한 핀테크 대전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 시리즈 다섯 번째 제품인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의 대화면 버전인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5.7인치 대화면을 채택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는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 전략 제품들로 디스플레이와 프로세서, 카메라, 메모리 등 사양 면에서도 최고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비장의 무기인 삼성페이도 비중 있게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갤럭시S6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삼성페이를 정식 공개하면서 당초 7월부터 한국과 미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국내외 은행과 카드사 등 파트너사들과의 시스템 연동이 늦어지면서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5 글로벌 출시에 맞춰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계획을 연기했다.
때문에 이르면 8월 말 출시되는 삼성페이는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삼성페이 이용을 위해서는 기반 기술인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능을 지원하는 칩이 반드시 탑재돼야 하는 만큼 현재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 엣지 플러스 4개 제품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성능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당한 프리미엄 효과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나 다 된다" 범용성이 최대 강점
삼성페이의 마케팅 포인트는 분명하다. 거의 모든 카드 결제기에서 추가 설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지문인증으로 수 초 만에 결제가 이뤄지는 간편성, 기존 카드보다 안전한 보안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국내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베타서비스를 미리 경험해 본 삼성페이의 최대 강점은 역시 범용성이었다. 기존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많았지만 모두 근거리무선통신(NFC)이 기반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이 때문에 사용이 가능한 매장이 극도로 한정됐다. 현재 국내 NFC 보급률은 1% 미만으로 미국의 경우도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페이는 기존 카드 단말기를 바꾸지 않고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다. 당연히 판매 점원들에 대한 별도 교육도 필요없다. 스마트폰 뒷부분에 자기장을 유도하는 코일을 탑재해 카드를 긁을 때와 동일하게 자기장을 발생시켜 결제가 이뤄지게 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벤처회사인 루프페이 인수를 통해 이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한국과 미국의 90% 이상의 매장에서 결제단말기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도 바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약 3천만개 매장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핀테크’가 글로벌 IT 업계에 키워드로 떠올랐지만 실제 모바일 결제를 경험해 본 사용자는 거의 없다는 점에서 삼성페이가 사용자 경험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포스카우트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를 시도해 본 소비자의 비율은 채 10%가 되지 않았으며, 한국에서도 모바일 결제 경험을 가진 사람은 12.5%에 불과하다는 한국은행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초도 안 걸리네” 엄지손가락으로 결제 끝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삼성페이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편의성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켤 필요도 없이 검은색 꺼짐 화면에서도 홈버튼쪽에서 화면 상단으로 밀어올리는 동작(Swipe-up) 을 취하면 바로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진입해 카드가 뜬다.
이 중 원하는 카드를 선택해서 지문인증을 한 후 NFC 단말이나 마그네틱 카드 리더에 갖다 대면 수 초 만에 결제가 이뤄진다. 주머니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빼내고 이를 점원에게 건네줬다가 다시 받는데 걸리는 시간 보다 짧다.
모바일 결제의 최대 우려 사항인 보안성에 대한 부분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이러한 보안성 우려를 씻기 위한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해놨다. 우선 정보유출 등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해 마그네틱 신호에 담긴 정보를 실제 카드가 아닌 암호화된 일회용 카드 정보인 ‘토큰’ 형태로 전송한다. 또 보안과 사용 편리성을 고려해 사용자 인증을 지문인식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KNOX)는 외부 침입을 감시한다.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할 경우에는 '내 디바이스 찾기(Find My Mobile)'에서 원격으로 데이터 삭제가 가능하다. 카드 복제나 분실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면 보안성을 자랑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갤럭시노트5, 삼성페이 덕볼까?
때문에 삼성페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폭발력도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별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계획으로 삼성페이 서비스를 통한 직접적인 수익 창출 보다는 사용자 저변 확대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량 제고에 보다 방점을 찍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결제할 때마다 카드사에게 0.15%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베타서비스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일단 좋은 편이다. 베타서비스인 만큼 아직 몇 가지 개선해야할 점이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어디서나 바로 사용이 가능한 범용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는 경쟁 서비스에 비해 상당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삼성페이 만으로도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흡인력이 상당하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도 삼성페이 서비스가 갤럭시 시리즈 판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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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NFC 단말기 보급 확대가 더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단말기 교체가 필요없다는 강점은 초기 모바일 결제 시장 경쟁에 있어 일단 적절한 포석으로 평가한다”면서 “애플페이나 안드로이드페이에 비해 초기 침투율이 좋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기업용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이인종 B2B 개발팀장 부사장은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통해 내세우는 비전은 한마디로 지갑의 혁명과 진화”라면서 “올해 전체 사용자의 15~20%인 1천700만명 정도가 삼성페이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