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나오는 ‘삼성페이’ 미리 써보니…

"어디서나 2초 만에 결제 끝" 지갑 혁명

홈&모바일입력 :2015/07/16 12:39    수정: 2015/07/17 13:58

정현정 기자

“스마트폰 결제요? 그런 건 안 되는데…. 한 번 해보세요.”

반신반의하는 상점 주인을 설득해 신용카드 대신 ‘갤럭시S6 엣지’를 카드 단말기 근처에 갖다 대자 3초도 걸리지 않아 결제가 완료된다. “진짜 되네요.”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지난 15일 강남역 인근 상점과 음식점에서 삼성전자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체험해봤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갤럭시S6 시리즈 스마트폰 사용자 1천명을 대상으로 삼성페이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우선 약국에 들러 2500원짜리 비타민C를 사서 신용카드 대신 갤럭시S6 엣지를 결제기 근처에 가져갔더니 카드를 긁은 것과 동일하게 곧바로 서명패드에 서명을 하라는 메시지가 뜨고 영수증이 출력됐다.

곧이어 커피를 사기 위해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들러서 다시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카드 전용 단말기가 아닌 포스기였지만 역시 스마트폰을 대자마자 바로 결제가 완료됐다며 서명을 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강남역에 위치한 커피빈에서 삼성페이 서비스가 탑재된 갤럭시S6 엣지를 통해 결제를 하는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카드를 ‘긁는’ 것에 익숙한 기자를 비롯한 상인들에게도 낯설어 보이는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미국 루프페이 인수를 통해 확보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을 통해 구현됐다. 스마트폰 뒷부분에 자기장을 유도하는 코일을 탑재해 카드를 긁을 때와 동일하게 자기장을 발생시켜 결제가 이뤄지게 한다.

기존 카드 결제기를 바꾸지 않고도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고 당연히 판매 점원들에 대한 별도 교육도 필요없다. 서비스가 정식 출시될 경우 전국에서 삼성페이 사용자가 “스마트폰 결제는 안 된다”는 상인들을 설득하는 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도 다양한 업체들이 내놓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많았지만 모두 근거리무선통신(NFC)이 기반이었기 때문에 별도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 손에 꼽혔다. 현재 국내 NFC 보급률은 1% 미만으로 미국의 경우도 10%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는 거의 대부분의 매장에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실제 강남역 인근의 음식점과 편의점, 약국, 커피전문점 등에서 삼성페이를 사용해 본 결과 카드 단말기나 포스 종류에 상관 없이 원활하게 결제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페이 결제를 위해 갤럭시S6 엣지 홈버튼에 지문을 인식시키는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범용성과 함께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최대 장점인 편의성도 자랑할 만 했다. 스마트폰 화면을 켤 필요도 없이 검은색 꺼짐 화면에서도 홈버튼쪽에서 화면 상단으로 밀어올리는 동작(Swipe-up) 을 취하면 바로 삼성페이 애플리케이션으로 진입해 카드가 뜬다.

만약 카드가 여러 장 등록돼 있을 경우 좌우로 넘겨가며 카드를 선택한 다음 홈버튼에 지문을 인식시키면 가볍게 진동이 오면서 결제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알림을 준다. 다음에는 바로 결제기 근처에 스마트폰 뒷면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끝이다.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데 수 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주머니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카드를 빼내고 이를 점원에게 건네줬다가 다시 받는데 걸리는 시간 보다 짧다.

모바일 결제의 최대 우려 사항인 보안성에 대한 부분은 어떨까. 삼성전자는 이러한 보안성 우려를 씻기 위한 이중 삼중의 장치를 마련해놨다.

우선 삼성페이 앱 내에 저장된 카드에서는 카드번호나 사용자 정보가 표시되지 않는다. 결제를 할 때도 마그네틱 신호에 담긴 정보를 실제 카드가 아닌 암호화된 일회용 정보 형태로 전송한다. ‘토큰화’ 기술이다.

카드를 등록할 때는 카드정보를 인증하는데 만약 카드에 표기된 이름이 스마트폰 내 삼성계정의 정보와 일치하지 않으면 등록 자체가 불가하다. 또 카드 등록 과정에서 휴대폰 SMS 본인 인증으로 2중 확인 절차를 거친다.

카드 결제기 종류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결제시에는 사용자 지문으로 인증한다. 만약 지문 인식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PIN 번호로 인증을 할 수도 있다. 지문이나 PIN 인증 후 결제가 가능한 시간은 20초다.

삼성전자 모바일 보안 플랫폼 삼성 녹스(KNOX)는 외부 침입을 감시한다. 만약 스마트폰을 분실할 경우에는 '내 디바이스 찾기(Find My Mobile)'에서 원격으로 데이터 삭제가 가능하다.

카드를 등록할 때는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 하듯이 신용카드를 인식시키면 OCR 방식으로 카드번호 자동인식. 카드정보 직접 입력도 가능하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모두 가능하며 카드 등록은 최대 10장까지 가능하다.

삼성페이 정식 출시 이후에는 삼성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 BC카드, 우리카드, 시티카드, 하나카드 등 모든 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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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빈틈은 있다. 우선 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카드 결제는 아직 불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등 신세계 계열과 파리바게트, 던킨도너츠 등 SPC 계열 가맹점에서는 시스템 호환 문제로 현재는 사용이 어렵다. 또 20초 이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 때문에 디파짓(Deposit·보증금)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호텔 객실이나 셀프 주유소에도 사용 할 수 없다. 마일리지 카드나 쿠폰 적립 등의 기능도 아직 없다. 다만 아직 시범서비스 기간으로 추후 보완이 이뤄질 수는 있는 부분이다.

삼성페이는 이르면 8월 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선 현재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내달 중순 미국에서 공개 예정인 ‘갤럭시노트5’ 출시와 함께 정식 출시가 시작되면 신제품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MST 기능을 지원하는 칩이 반드시 탑재돼야 하는 관계로 갤럭시S6 이전 출시 제품은 사용이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