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들 사이 재송신료에 관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마련한 ‘재송신 협의체’ 회의가 연기됐다.
지난 2일 정부는 재송신 협의체 킥오프 회의를 열고 30일 각 업계가 추천한 전문가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재송신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협의체 인원 구성에 난항을 겪으며 회의가 다음달로 미뤄졌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 측 4명, 지상파 3명, 유료방송 3명 등 총 10명의 전문가를 추천해 협의체를 구성키로 하고 재송신 문제를 협상키로 했으나 지상파가 참석을 거부하면서 협의체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상파가 참석 거부를 하면서 전문가 또한 추천하지 않아 협의체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제기된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지상파를 대신해 전문가를 추천하고 협의체 출범을 강행하고자 했으나 협의체 구성에 어려움이 있어 당장 회의를 진행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단 구성이 미흡하고, 휴가철이기 때문에 일정을 조율하기가 힘들어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지상파는 유료방송 사업자들에게 현행 가입자당 월 280원인 CPS를 최고 65% 인상된 430원을 요구해 갈등을 촉발했으며, 유료방송사는 지상파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 요구를 받아드릴 수 없다며 정부가 협의체를 만들어 중재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는 지난 5월 CMB를 상대로 신규가입자 모집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 판결에 따라 CMB는 간접강제금을 지급할 수 있고, 이것은 추후 CPS 계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유료방송사들이 지상파에게 지불하고 있는 280원의 재송신료도 지난 2012년 법원이 지상파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산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상파측은 CPS 산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현재 유료방송사와 진행중인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협상에 경쟁력을 잃는다고 주장하며 참석을 거부하고 있다. 지상파 관계자는 "정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의체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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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지상파측에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를 추천하라는 요청을 했으나, 대답이 없어 직접 구성하기로 했다"며 "현재 날짜를 조율 중이며 늦어도 8월 둘째 주 안에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지상파가 참석을 하지 않아도 회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구성한 협의체에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업자들이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