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업계가 재송신 문제를 두고 서로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해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지난 14일 한국방송학회 주관으로 전라남도 광주 광주대학교에서 열린 지상파 재송신 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에 대한 세미나에서 정인숙 가천대학교 교수는 해외와는 달리 국내 정부는 재송신료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로 발표한 정 교수는 미국과 영국 사례를 들며 “해외는 국회와 정부가 재송신료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는 그러하지 못하다”며 “영국의 경우 사업자간 재송신 갈등에 대해 규제 중립을 선언했지만 벌써부터 2015년에 새로 출범할 정부의 중요한 정책의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관련 법안을 통해 국회가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벤치마킹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미국에서는 지상파 재송신료가 이용요금 고지서에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명시되고, 재송신료가 점차 인상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향후 재송신 대가 산정 이슈는 소비자 이익과 직결되는 이슈”라며 “재전송분쟁조정협의체를 구성해 효율적인 협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료방송 사업자인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업체들이 참여한 이 세미나에는 정인숙 가천대학교 교수, 변상규 호서대학교 교수가 각각 ‘지상파 재송신 정책의 문제점과 제도 개선 방안’과 ‘방송 프로그램 공정거래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적 대안’에 대해 발제했다.
발제 후에 열린 토론에서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과장은 정인숙 교수의 발표에 공감하며 지상파재송신에 대해서 정부가 왜 애초부터 개입을 안 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그동안 방송 정책의 전통에 의하면 정부가 엄격하게 개입 했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32.5%를 PP에게 배분해주고 있는 것도 정부가 개입해서 나온 숫자”라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관련 정책을 만들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고, 협상과 소송에만 매달렸던 사업자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정민 전남대학교 교수는 재전송 제도를 미국식인 경쟁이슈로 볼 것이 아니라 유럽식인 보편적 서비스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 90% 이상이 유료방송을 보고 있는특수한 상황이라 재송신료 인상으로 유료방송업체들이 가격을 올릴 수 있고, 이것은 결국 국민들이 이중적인 부담을 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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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 교수는 “재전송 대가가 나중에 국민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며 “국민들이 보편적 서비스를 무료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받아볼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미디어미래연구소의 이종관 박사는 “정부가 협상중재 의지가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비난받는 이유는 지대추구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