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2분기 전자·부품 업계 어닝시즌

스마트폰·TV 쇼크에 부품사 실적 전망치도 하향

홈&모바일입력 :2015/07/22 07:51    수정: 2015/07/22 07:52

정현정 기자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전자·부품업계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17일 LG화학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3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24일 LG이노텍, 28일 삼성전기, 29일 LG전자, 30일 삼성전자, 삼성SDI 실적발표가 줄줄이 예정돼있다.

업계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TV 사업이 신흥국 환율 불안과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회복 기미를 찾지 못한데다가, 스마트폰 판매량도 기대를 밑돌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전방산업 부진에 중국발 경쟁 심화도 겹치면서 관련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2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6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3분기 바닥 이후 세 분기 연속 점진적인 회복세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신흥국 통화 약세와 경쟁 심화로 TV 사업 부진이 지속됐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 판매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0일 구체적인 사업부별 매출이 포함된 확정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PC용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6에 탑재된 자체 엑시노스 프로세서 영향 등으로 3조원대 초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갤럭시S6 효과에도 불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율과 TV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5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생활가전(CE) 사업부의 경우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개선되겠지만 환율 영향이 이어지면서 지난 분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개선된 수준의 1천억원대 영업이익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갤럭시S6' 스마트폰 (사진=삼성전자)

가전업계 라이벌인 LG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밝지 않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과 TV 사업 부진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6천억원을 웃돌았던 2분기 LG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천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신흥국 통화 약세에 따른 TV 부문 수익성 악화에 더해 지난 4월 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4’의 판매량도 기대를 밑돌면서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활가전 사업본부는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선방이 예상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사업부 중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는 매출이 계속 줄고 있고,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도 성장 둔화와 경쟁 심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자동차부품(VC) 사업부는 매출과 수익 기여도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전방산업 침체 여파는 부품 업계에도 미칠 전망이다. 23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조4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1조5천885억원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PC 판매 부진으로 PC용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당초 예상을 하회할 전망이다. 2분기 PC용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4% 하락하며 2012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C수요 부진으로 4~5월 PC D램 가격하락폭이 확대된 것이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의 주요 요인”이라면서 “D램 가격의 하락으로 SK하이닉스의 2분기 D램 사업 영업이익률은 38%로 1분기 43% 대비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LG전자 65인치 울트라 올레드 TV 65EG9600 (사진=LG전자)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 역시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며 당초 기대를 밑돌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 실적 컨센서스는 4천562억원으로 전분기 7천439억원 대비 4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TV용 패널 가격이 2분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애플 아이폰6 출시 효과도 정점을 지나면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TV, PC, 태블릿 등 주요 전방 산업 수요가 부진한 것도 디스플레이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애플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패널 출하량 감소, 애플워치 P-OLED 양산 관련 비용 발생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면서 이 여파로 삼성의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을 8400만대로 가정했지만 실제 출하량은 7400만대로 부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향 모바일 부품 출하 부진과 더불어 관련 부품 가격 하락세 또한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28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기의 경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47억원으로 당초 시장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 역시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둔화로 소형 배터리 사업 부진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삼성SDI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8억원이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율에도 갤럭시S6의 판매 부진과 폴리머 전지의 생산능력(CAPA) 증설 등에 따라 소형 2차전지 수익성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면서 “브라운관(CRT) 관련 영업외손실도 계상되면서 삼성SDI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9천억원, 영업이익 43억원으로 전망치를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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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역시 LG전자 TV 판매 부진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를 밑돌 전망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63억원으로 TV 시장 침체에 따른 백라이트유닛(BLU)용 발광다이오드(LED) 매출 부진이 예상된다.

지난 17일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의 경우 매출액은 5조1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천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56.7% 증가했다. LG화학 역시 전방산업 부진에 따라 정보전자소재 부문과 2차전지 부문은 약세를 보였지만 석유화학 등 기초소재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