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600억원(전년동기대비 60% 하락)→5조2천900억원(△36.37%)→5조9천800억원(△28%)→6조9천억원(△4%).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율 하락폭이 완만하게 줄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2분기는 전년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의 회복했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 수준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 속에 신성장동력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다.
7일 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5조9천억원을 보이며 전년동기 대비 28%의 하락세를 나타냈던 감소폭도 2분기는 전년동기비 4.03%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해 3분기 4조원대로 바닥을 찍고 4분기 5조2천884억원으로 5조원대를 회복한 이후 2분기 다시 7조원대를 코 앞에 둔 6조원대를 달성했다.
■부품 사업 성장 vs IM 사업 더딘 회복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장 환경의 변화와 안고 있는 과제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인다.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삼성전자의 확실한 캐시카우, 경쟁력 우위에 있는 사업이라는 점을 증명했고 완제품 분야에서는 아직도 포트폴리오와 경쟁력 측면에서 넘어서야 할 산이 많다는 점을 보여줬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 지난해 수준의 7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지 못한 원인도 스마트폰의 부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삼성전자는 작년 2분기 7조1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해 2분기 6조9천억원과 2천9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IM부문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 4조4천200억원을 기록하며 당시까지만 해도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사업부였다.
그러나 시장 환경은 급변했다. 갤럭시S6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라는 위기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제품 갤럭시S6의 제조원가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출고가격은 지난해 갤럭시S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놓으며 플래그십 실적 상승에 주력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세에 밀려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중저가 모델 부진에 따라 지난해 2분기 7천500만대에서 올해 2분기는 7천400만대 수준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지면서 지난해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 IM 영업이익은 1조원 가량 차이가 났다”고 설명했다.
믿을 곳은 부품이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더욱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1조8천600억원 영업이익에서 올해 2분기는 껑충 뛴 3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도 지난해 2분기는 2천200억원 흑자였지만 올해 2분기는 OLED 가동률 상승으로 5천억원대로 올랐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성-매출 성장 동시에 이뤄져야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작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는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이 가장 큰 차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수익성 위주의 전략은 하반기에도 영향을 미쳐 3분기에는 7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전략은 앞으로 더 지속돼야 하겠지만 이제는 더딘 매출 상승폭이 과제로 남았다. 스마트폰을 대체할만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2분기 7조원대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4조원대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2분기보다는 3분기가 더 좋은 ‘상저하고(上底下高)’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큰 폭의 영업이익 회복세는 아니더라도 소폭의 개선세는 꾸준히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스마트폰 재고 수준도 지난해보다는 낮은 수준이고 중저가폰에서도 수익성 위주의 모델 재편도 영업이익 상승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위원은 “갤럭시S6 판매량은 지난해 S5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위원은 지난해 실적에 대해서는 “2분기 셀인(sell-in) 물량을 많이 늘려 재고 처리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인은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물량을 의미한다. 실제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셀 쓰루(sell-through)와는 대비되는 개념이다. 셀인 물량이 늘어나면 실적은 높일 수 있지만 재고 수준도 함께 높아져 하반기 판매량과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매출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매출도 회복세로 전환하기 위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분기 매출은 48조원으로 전년도 2분기 52조3천500억원 대비 8.31% 줄었다.
삼성전자는 성장동력을 B2B, IoT에서 찾고 있다. B2B 분야에서는 최근 레드햇과의 협력을 발표했으며 IoT 분야에서도 스마트싱스 인수 후 시그폭스 등 여러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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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호 연구원은 “IT는 매출이 함께 증가해야 한다”며 “B2B, 바이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스마트 가전 등도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종합가전회사라는 강점을 이용해 초연결 시대의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다만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B2B나 IoT 시장의 성장이 더디다는 점은 또 하나 극복해야 하는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