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에도 영업이익의 경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전략 제품 갤럭시S6 판매는 당초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매출 외형 역시 전분기에 이어 지난 2분기에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시장 수요 부진 상황을 감안해 외형 확대 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방점을 찍고 내실있는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가이던스) 집계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6조9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7조1천900억원) 보다 4% 감소한 수치다. 증권사들이 전망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인 7조1천445억원에도 다소 못 미치며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영업이익 회복세에도 매출은 제자리...글로벌 불황 영향 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예상보다 부진한 신제품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판매량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당초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서 2분기 실적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가 높았지만 신제품 성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전망치가 점차 하향조정돼 왔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저점 이후로 영업이익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5조9천800억원)와 비교해 1조원 가까이(15.4%)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3분기 사상 최대인 10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이후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억원까지 곤두박질 쳤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호조로 5조2천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 감소세가 멈췄고 지난 1분기 재차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향후 우려되는 문제는 매출액이다.
지난 분기 매출액은 48조원으로 시장전망치인 52조2천991억원에 훨씬 못 미친다. 전년 동기(52조3천500억원)와 비교해도 8.3% 감소하면서 영업이익 대비 편차가 커졌다. 지난 1분기(47조1천200억원)와 비교해서는 1.87% 올랐지만 전분기 매출액도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 외형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삼성전자가 무리하게 시장점유율을 늘려 매출을 확보하기 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중점을 두며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출액 전망을 51조로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실제 결과는 이에 못 미친 것은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IM(IT모바일)사업부에 대한 부품사업(반도체·디스플레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내부 판매 비중이 높아진 탓으로 분석된다”면서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못 따라오고 내부판매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수요가 부진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기대 높았던 스마트폰, 이번에도 효자는 반도체
이날 집계된 잠정실적에는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외에 사업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 역시 전반적으로 1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시장 기대를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이 주력인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갤럭시S6 출하량이 기대치를 밑도는데다 네트워크 사업부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지난 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역시 7천만대 초반으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IM사업부 역시 속도는 느리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IM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1조7천500억원에서 1조9천600억원으로 지난 1분기 2조7천400억원까지 점차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천400만대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체적인 평균판매단가(ASP)와 점유율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갤럭시S6 시리즈의 경우 제조원가가 올라갔음에도 판매가는 동일하면서 전년 대비 이익률도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체 실적을 견인해온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우 PC용 D램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 호조가 이어진 데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에 탑재된 ‘엑시노스’ 프로세서에 따른 시스템LSI 사업부 흑자전환으로 실적이 양호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3조3천억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스플레이(DP) 부문은 갤럭시S6 효과에도 불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율과 TV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5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관련기사
- 삼성전자, 2Q 영업익 6.9조…전년비 4%↓2015.07.07
- 삼성전자, V낸드 기반 '2테라바이트' SSD 출시2015.07.07
- 권오현 삼성전자 "과거 성공방식 버리고 새로운 발상해야"2015.07.07
- 삼성물산 승기…합병 성사 남은 과제는?2015.07.07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생활가전(CE) 사업부의 경우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개선되겠지만 환율 영향이 이어지면서 지난 분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개선된 수준의 1천억원대 영업이익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분기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은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지만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부문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도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생활가전 역시 환율 영향에도 불구 에어컨 성수기 효과로 소폭의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