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자문을 맡고 있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지난 2002년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 공동출자로 설립됐으며 주주총회 의안을 분석해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민연금과 외부 자문계약을 맺은 공식 자문기관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라고 권고하라는 내용의 의안 분석 보고서를 전달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절차는 법적으로는 적합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삼성물산 주가가 낮고 제일모직 주가는 높은 가운데 결정된 합병 시점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취지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반대 권고가 담긴 보고서를 전달받았다"면서 "해당 보고서는 당사자 간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세계 의결권 1~2위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 글래스 루이스가 합병에 반대 권고를 냈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써스틴 베스트도 비슷한 이유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예정된 합병 의결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하고 있는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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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은 금주 중으로 투자위원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외부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로 결정권을 넘기게 된다.
이날 오전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이 찬성한다면 합병안이 통과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장기투자자인 국민연금 입장에서 주가에 어떻게 보탬이 될 지 성실하게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국민연금의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