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법원-ISS 결정 예상…합병 성사 최선”

"대주주 경영권 보호제도 시급...시너지 효과 확실"

홈&모바일입력 :2015/07/08 08:32    수정: 2015/07/08 12:29

이재운 기자

삼성 측이 엘리엇 사태와 관련해 국내 법원과 국제 자문업체의 상반된 결론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있던 바”라며 “놀라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은 8일 오전 수요 사장단 회의 참석차 찾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국제 지배구조 자문 업체 ISS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 보고서를 내놓은 것에 대해 “그렇게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기 때문에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ISS가 사모펀드인 베스타 산하로 편입되면서 발생한 신뢰성 문제를 이미 고려하고 있었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어 “(국내 기관 투자자는 물론) 해외 투자자들 중에서도 찬성해주시는 분들도 꽤 있다”며 “주총 결과 좋게 내기 위해 (최선의)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원 결정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안 되는 부분이어서 철저히 (법규 준수하며) 준비해왔기 때문에 다 예상했던 결과”라고 덧붙였다.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사진 가운데)가 8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 로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

소액주주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국내 (소액) 투자자와 만나면서 겸허히 듣고 있고, 그 동안 소액주주와의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고 느껴 반성한다”며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된 회의체를 통해 자산 내용이나 취득 상황을 이사회 심의 전에 이곳에서 먼저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IR(기업설명회)에서도 회사 측 이야기만 하는게 아니라 주주의 이야기를 듣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합병비율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이미 관련 서류를 다 제출한 만큼 되돌리기 어렵다”며 “합병 발표 이후 이에 기반해 주식을 거래한 분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예외 조항에 대해서도 “주가가 (매매정지와 같이)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적용되는 경우가 없었다”고 했다.

이 밖에 “이번 일을 겪으면서 (대주주 경영권 보호 관련 제도)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며 “실제 경영활동(오퍼레이션)에 집중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도 밝혔다.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며 “가령 제일모직 패션부문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원단 조달과 판매 등에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나는 등 캡티브 마켓이 확대되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ISS가 제일모직이 보유한 바이오 사업의 가치를 평가절하한 것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기업 가치 평가에 있어 미래 가치를 현재의 현금흐름 창출에 기반한 가치로 환산해 평가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면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며 “바이오 시밀러 사업은 항체 패턴에 관한 주요 연구가 완료되는 3~4년 뒤면 시장이 급성장할 유망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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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합병 주체인 제일모직의 김봉영 대표는 ISS의 보고서에 대해 “합리적인 평가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그룹 내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윤용암 삼성증권 대표는 “평가업체가 신뢰가 떨어지면 앞으로 그 서비스를 계속 써야 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든다”며 ISS에 대해 비판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지난 5월 합병을 결의했으나, 지난달 초 미국계 사모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를 취득,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주주총회 가처분 신청 등 엘리엇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는 삼성 측이 모두 승소한 가운데, 국제 지배구조 자문사인 ISS 등은 합병 반대를 주주들에게 권고해 양 측의 표 대결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주총은 오는 1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