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메르스 사태 왜 직접 사과했나

사태 조기 수습하고 책임경영 의지 보이려는 듯

홈&모바일입력 :2015/06/23 11:49    수정: 2015/06/23 18:47

송주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직접 언론 앞에 나서서 사과를 한 것을 놓고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 나서서 회견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피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좋지 않은 자리에 머리숙이며 나타난 점이 주목을 끄는 것이다.

먼저 메르스 사태가 사회 경제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고 그 최대 진원지 가운데 하나가 삼성서울병원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는 게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영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직접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확산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

이 부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린데 머리 숙여 사죄한다"면서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만큼 사내에 사태 수습과 예방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혁신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부회장은 회견에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참담한 심정이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태가 수습되는대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 환경을 개선하고 부족했던 음압 병실도 충분히 갖추겠다"면서 "메르스 같은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활동과 함께 백신과 치료제 개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 경영 혁신을 위한 새로운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엄청난 사회적 이슈인 만큼 오너가 직접 책임지는 자세를 보임으로서 사회와 국민한테 '책임 경영'의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특히 머잖아 경영권을 승계할 입장에서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도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소비자인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뜻이겠다.

이 부회장이 고객이기도 한 국민과 앞으로 얼마나 더 소통을 하게될 지 관심을 끄는 이유다.

특히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있고, 경영 승계의 일환으로 그룹 계열의 사업을 재편하면서 일부 합병 추진 사안에 걸림돌이 등장하는 등 크고 작은 위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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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경영 전반에 이 부회장이 책임지고 앞장 서서 문제를 풀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14번 슈퍼 전파자에 대한 초동 대응을 소홀하면서 메르스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질타를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