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자동차 전략에서, 구글과 애플이 확연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올 여름 미국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을 앞두고 있는 반면, 애플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카플레이 외에 별다른 특이사항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들의 모습은 지난달 28일(이하 미국시각) 구글 I/O 2015와 8일 애플 WWDC 2015에서 명확하게 나타났다.
■자율주행차 사고 보고서까지 민간공개...자동차 열정 높이는 구글
올해 I/O 2015 키노트 세션 등장한 순다 피차이 구글 수석부사장은 자율주행차 개발 목적에 대해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하루에 1백명꼴로 교통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며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년간 구글 자율주행차 관련 사고는 총 1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에 대해 대해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지난 6년간 100만 마일 이상 주행해 본 결과 자율주행차량이 사고를 일으킨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자율주행차 안전성을 강조했다.
구글은 지난 5일 자율주행차 사고 내용을 민간에 공개해야 한다는 소비자 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12건의 사고보고서를 공개했다. 앞으로 구글은 자율주행차 개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매월 자율주행차 운행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지난 3일 구글 연례 주주총회에서 "자동차 사고 중 90% 이상이 인간에 의해 발생한다"며 "매해 미국에서 자동차 관련 사고로 약 3만3천명이 목숨을 잃는 만큼 자율주행차가 이 숫자를 줄일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뿐만 아니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 입지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피차이 수석부사장은 현대차와 GM이 최근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식 서비스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현대차와 GM을 포함해 35개 브랜드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플레이 소식만 꾸준히 전하는 애플, 구글 대응할 자율주행차 만드나
애플은 8일 열린 WWDC 2015 키노트 세션에서 자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 업데이트 사항만 발표했을 뿐 자동차 시장에 대한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사고정보 까지 공개하는 적극적인 구글과 달리 신중한 모습이다.
크레이그 페데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향후 출시 예정인 차량들은 USB선 없이도 무선연결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가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USB선이 있어야 작동 가능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차별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페데리기 수석부사장의 언급은 애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iOS9 그늘에 가려졌다. 아직 무선연결 카플레이가 탑재된 차량 출시가 불투명해 자동차 마니아들의 큰 반응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애플이 개최하는 연례행사 때마다 카플레이가 매번 언급돼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평도 만만치 않다.
WWDC 2015를 통해 본 애플의 자동차 전략은 구글과 달리 신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애플 임원들이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향후 애플카 제작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초 미국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크라이슬러 회장을 만났다. 마르치오네 회장은 팀 쿡과의 만남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팀 쿡은 애플의 자동차 부문 진출에 흥미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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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지난 2월 영국 '더 탤래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도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직접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애플워치는 투박한 차량용 리모컨이나 자동차 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팀 쿡 뿐만 아니라 제프 윌리엄스 애플 COO도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윌리엄스는 지난달 말 미국 IT전문매체 리코드 주관 컨퍼런스에서 "자동차는 궁극적인 모바일 기기"라고 밝혀 자동차 시장의 긍정적 요인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