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외면 받는 현대차 'PYL'

RV 라인업에 젊은 고객 층 뺏길 가능성 높아

카테크입력 :2015/06/03 08:27    수정: 2015/06/04 09:45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CT) 탑재로 부활을 꿈꿨던 현대자동차 PYL(벨로스터, i30, i40) 시리즈 차량들의 올해 판매량이 시원치 않다. 젊은층을 겨냥해 역동적인 브랜드가 되겠다는 현대차의 야심찬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차가 1일 발표한 5월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벨로스터의 5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4.0% 하락한 147대, i30는 전년 동월 대비 46.3% 하락한 285대, i40는 전년 동월 대비 35.0% 하락한 156대가 판매됐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PYL 시리즈의 누적판매량은 벨로스터 602대(전년대비 23.5% 하락), i30 1천478대(전년대비 57.1% 하락), i40 1천26대(전년대비 5.1% 하락)에 불과하다.

■PYL 부활 역부족? 현대차 7단 DCT 기술도 무용지물, 소비자 외면 심화

'Premium Younique Lifestyle(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뜻을 가진 현대차 PYL 시리즈는 지난 2011년 벨로스터 출시를 계기로 정의선 부회장 주도하에 기획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2011년 초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미래 25년을 준비하겠다"며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브랜드 슬로건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새로운 25년 대비를 위한 정의선 부회장의 의지를 반영하기 위해 2011년 벨로스터 출시 때 PYL 시리즈를 공식 발표했다. 현대차는 20~30대 젊은층 공략을 위해 록그룹 자우림을 활용한 감성 광고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젊은 층 공략을 위한 현대차의 PYL 시리즈 전략은 실패로 끝났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벨로스터 출시 당시 1만8천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1만 946대 판매에 그쳤다. 해가 지날수록 벨로스터의 판매량은 급감했다. 지난해 벨로스터의 총 내수 판매량은 고작 1천780대에 그쳤다.

i30은 2011년 4천363대에서 2012년에는 1만5천398대가 팔리며 PYL 브랜드의 희망을 알렸다. 그러나 2013년 판매량이 1만410대로 떨어져 전년대비 약 5천대나 감소했다. i40도 2011년 9월 출시 이후 1천296대에서 2012년 1만341대로 긍정적인 판매 수치를 기록했지만 2013년에는 5천825대로 곤두박질쳤다. i30의 지난해 내수 총 판매량은 6천680대, i40는 3천331대다.

부진했던 판매량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PYL 시리즈에 성능 강화 전략을 택했다. 7단 DCT가 현대차에게 성능 강화 전략의 최우선의 선택이었다.

현대차는 올해 1월 7단 DCT가 탑재된 신형 PYL 시리즈 모델들을 집중 투입했다. 현대차의 7단 DCT는 기존 대비 약 4% 향상된 12.3km/ℓ의 복합 연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7단 DCT는 2개의 수동변속기가 번갈아가면서 변속하는 특성이 있다.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대신 성능 강화로 젊은 층 공략에 나서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7단 DCT 전략도 PYL 시리즈 판매량 회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i40의 3월 판매량을 제외한 2월부터 5월까지의 PYL 시리즈 차량들의 판매량은 하락세를 기록했다.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PYL 시리즈, 올 뉴 투싼에게 고객층 뺏길 듯

현대차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신형 PYL 시리즈를 내놨지만, 젊은 층은 PYL 시리즈보다 올 뉴 투싼에 더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3월 올 뉴 투싼 신차발표회에서 "올 뉴 투싼 사전 예약 고객 중 2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고객 비중이 40%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현대차는 3월까지 RV 차량들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하락해 주춤했지만, 올 뉴 투싼 신차 출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올 뉴 투싼의 4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무려 165.5% 상승한 9천255대를 기록했고, 5월은 전년대비 95.3% 상승한 7천270대 판매량을 나타냈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현대차는 올 뉴 투싼을 포함한 RV 라인업 판매 증가를 전망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서 PYL 시리즈 판매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