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스템LSI 후공정 합작법인의 지분을 늘려 주목된다. 탄탄한 시스템LSI 생태계 구성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 실적개선에 전사적인 힘을 쏟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 분야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패키징 업체인 스테코의 지분을 기존 51%에서 70%로 확대했다. 스테코는 지난 1995년 삼성전자와 일본 도레이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스테코에 대한 종전 지분율은 삼성전자 51%, 도레이 49%다. 스테코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1천630억원으로 대부분 삼성전자에서 나온다.
삼성전자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초까지 스테코 주식 244만8천주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3월말에는 주식 수가 14만2천주가 늘어나 255만9천주로 늘었다. 스테코는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이중 DDI의 패키징을 주업으로 하고 있다.
■프로세서-파운드리 본 궤도
올해 삼성전자와 반도체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기남 사장에게 DDI를 포함한 시스템LSI 사업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핵심 동력은 제품 측면에서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브IC), CIS(CMOS 이미지센서) 등 3대 축으로 구성된다.
시스템LSI와 비교해 삼성전자의 메모리사업부는 큰 걱정이 없다. 소재전환, 공정전환을 통한 20나노 D램을 양산하며 저전력, 고성능 제품을 양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 데다가 시황마저 좋아 업싸이클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시스템LSI는 파운드리에서 애플 A8의 비중이 대만 TSMC쪽으로 몰리면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김기남 사장을 투입하며 시스템LSI 실적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시스템LSI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동력이다. 무선(IM)사업부가 지난 2013년과 같은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스템LSI는 무선의 성장동력을 상쇄할 대안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김기남 사장의 성과도 시스템LSI를 중심으로 평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기남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수장인 동시에 시스템LSI사업부 수장이기도 하다. 메모리쪽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수장으로 임명된 전영현 사장이 책임지는 구조지만 시스템LSI에 대해서는 지난해 우남성 사장의 업무까지 이어받은 김 사장의 어깨가 무겁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에서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도 전망된다. 시스템LSI의 약진을 위해 무선사업부도 부품 탑재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갤럭시S6 프로세서의 상당량에 자체 엑시노스 AP가 쓰였으며 모뎀, CIS, PMIC 일부 제품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제품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올해 외부 사업인 파운드리사업부에서도 실적을 개선시킬 계획이다. 하반기 애플의 차세대 A9을 14나노 공정으로 양산할 계획이고 엔비디아, 퀄컴 등도 삼성전자 시스템LSI와 손을 잡았다.
■흔들리는 DDI 1위 지위
삼성전자의 시스템LSI 핵심 축은 AP, DDI, CIS다. 이중 AP는 내부 물량 중 14나노 핀펫 공정으로 프로세서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앞으로는 DDI 기반을 탄탄히 하고 CIS 고객을 확대하는 수순이 남았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이중 DDI 시장에서의 지위는 축소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디스플레이 드라이브IC(DDI)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유지했지만 대만의 노바텍이 선전하면서 점유율 확대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DDI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매출 기준 20.6%다. 2위인 대만 노바텍 20.3%와 비교하면 불과 0.3%포인트 차이다.
지난해 점유율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삼성전자의 매출이 줄어드는 동안 노바텍의 매출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IH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 DDI 매출은 3억6천100만달러였지만 3분기에는 2억9천300만달러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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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노바텍은 2분기 3억3천200만달러에서 3분기에는 3억5천700만달러로 늘었다. 4분기에도 노바텍은 매출 3억6천만달러로 3억3천700만달러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스테코는 DDI 후공정을 하는 업체로 향후 삼성전자의 입지 확대로 DDI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테코를 도레이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것은 이미 20년전 일”이라며 “지분 변화로 인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