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지각변동 예고

일반입력 :2015/04/21 13:35    수정: 2015/04/21 14:07

박소연 기자

한동안 잠잠했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작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순위권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최고 매출 순위에는 지난달 12일 출시된 ‘레이븐’을 비롯해 지난 14일 출시된 ‘탑오브탱커’, 지난 15일 출시된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모바일 버전 등 신작 3종이 눈에 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심심치 않게 위기론이 제기될 정도로 그간 순위권에 변동이 없었다. ‘클래시 오브 클랜’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 몇몇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 자리를 꽉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신작 게임이 꾸준히 출시됐지만 매출 10권 진입은 요원했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출시된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 소태환, 이하 4:33)의 ‘영웅’이 출시 8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흥행 기록을 세우며 10위권 내에 진입했다. 하지만 ‘영웅’ 이후 흥행에 두각을 보인 신작 모바일 게임은 딱히 나타나지 않았다.그런 가운데 최근 ‘레이븐’ ‘탑오브탱커’ ‘하스스톤’ 등 3종의 신작 모바일 게임이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21일 현재 이들은 각각 1위, 9위, 10위에 올라 있다.

먼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의 ‘레이븐’이 지난달 12일 출시 이후 출시 5일 만인 지난달 17일 구글플레이 1위에 올라섰다.

‘레이븐’의 1위 기록은 여러 측면에서 업계의 눈길을 끈다. 오랜만에 순위권에 진입한 신작이기도 하거니와 출시 5일 만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운로드가 아닌 매출 1위 자리에 올라섰다는 것도 특이할 만하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 이후 한결같이 매출 순위 1위 자리를 독점하며 모바일 게임들의 장벽으로 여겨졌던 ‘클래시 오브 클랜’을 밀어냈다는 데서 큰 의미를 가진다. 국산 모바일 게임도 ‘클래시 오브 클랜’을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이어 지난 14일 넥슨코리아(대표 박지원)가 출시한 로코조이(대표 싱샤호)의 모바일 게임 ‘탑오브탱커’가 출시 이틀 만에 다운로드 수 100만을 돌파하며 흥행 몰이에 나섰다.

사실 ‘탑오브탱커’의 흥행은 예견된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출시 3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차지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 전 진행된 사전예약 이벤트에도 60만 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리며 이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결국 ‘탑오브탱커’는 지난 20일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에 오르며 국내 시장에서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 게임은 21일 현재 한 계단 오른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대표 마이크 모하임)가 지난 15일 출시한 ‘하스스톤’의 성과도 눈여겨 볼만하다.

‘하스스톤’은 기존 PC 및 태블릿 PC로 즐길 수 있었던 동명의 게임을 이용자 인터페이스에 변화를 줘 모바일 버전으로 새로 출시한 게임이다. 기존 플랫폼과 계정이 연동되며 모바일 버전에서도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가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하스스톤’의 흥행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 ‘하스스톤’의 게임 장르인 TCG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다소 마이너한 장르라는 것.

하지만 ‘하스스톤’은 기존 이용자를 그대로 끌어오며 매출 10위권 진입에 성공,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처럼 신작 모바일 게임들이 순위권에 속속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인기작들의 분투도 예상된다. 일례로 두 신작의 등장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4:33의 ‘블레이드’는 신규 서버 오픈과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예고하며 이용자 눈길 끌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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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1일 출시된 엔트리브소프트(대표 서관희)의 ‘소환사가 되고싶어’, 이달 중 출시를 예고한 웹젠(대표 김태영)의 ‘뮤 오리진’ 등 신작이 가세할 경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는 한바탕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작이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면서 오랜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며 “추후 출시를 앞둔 대규모 신작들이 많으며 기존 인기 게임들도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로 및 이벤트로 이용자 지키기에 나설 예정이라 이들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