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방송배치는 국제표준 무시, 책임 물어야"

주파수 정책 토론회 "경제성 뿐만 아니라 공익성도 통신용 타당"

일반입력 :2015/04/01 16:12    수정: 2015/04/01 17:37

“직접 수신율 7%도 안되는 상태에서 50인치 이상의 UHD(초고화질) TV를 통한 실감형 방송은 보편적 서비스가 아니다”

방송계에서 700MHz 주파수 대역을 지상파 UHD 용도로 할당하는 것이 더 공익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주장이 나왔다. 아주 극소수의 UHD 직접 수신세대를 위해 주파수를 무상 제공하는 것보다, 이를 통신용으로 배치해 모바일 방송 등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더 공익에 부합된다는 것이다.

박덕규 목원대 교수는 1일 프레스센터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 분배 정책과 방송 통신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오히려 휴대전화가 1인 1대 이상 보급된 만큼,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 이동통신을 통한 방송서비스가 실질적으로 공익성과 보편적 서비스로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동안은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모인 연구반에서는 ▲공익성 ▲경제성 ▲기술 타당성 등을 두고 이동통신 용도로 이용할 때는 경제성이, UHD 방송용으로 활용할 경우에는 공익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매체 다양성과 차별화된 콘텐츠, 시청자 선택권 등 공익성이나 공공성을 고려해 700MHz 대역을 지상파 UHD 방송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서는 저소득층이 UHD TV의 실감성을 구별할 수 있는 50인치 이상의 TV 수상기를 구입해야 한다는 점, 또 국영방송사는 차지하고, 순수 민간방송사에 700MHz 주파수를 무상으로 할당하는 것이 과연 공익적인 명분에 타당한가 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덕규 교수는 “방송의 공익성은 일부 인정할 수도 있지만, (UHD 방송 용도로 할당한다고 하더라도) 민영방송의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가의 공공재인 주파수를 두고 이동통신사는 수조원에 달하는 경매대가를 내고 사용하지만, 지상파방송사는 국영이 아닌 상업목적으로 사용하는 민영방송사도 이를 공짜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할당 대가를 받고 있고 영국과 호주, 일본 등도 전파 사용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즉, 국민의 자산인 주파수를 민영방송이 무상으로 차세대 방송에 이용한다는 것 역시 공익성 측면에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UHD 방송을 위해 주파수를 무료로 지상파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광호 서울과기대 교수는 “단일주파수망 기술 등을 활용해 전국 지상파 UHD 방송이 가능한 주파수는 11개”라며 “이가운데 2개 채널은 DTV 대역에서 만들 수 있지만, 9개 채널은 700MHz 대역에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KBS2와 EBS 전국 주파수와 KBS1, MBC와 더불어 SBS 민방네트워크까지 고려해 주파수를 두루 줘야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지상파인 OBS는 배제한 계산이다.

박덕규 교수는 이에 대해 “700MHz 주파수 대역에서 통신용 주파수를 한국이 확보하지 못할 경우 국제적인 신뢰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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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700MHz 대역 주파수 가운데 용도가 결정되지 않은 45MHz 폭(20MHz + 25MHz)을 지상파 주장대로 9개 채널에 모두 UHD 용도로 할당하면, 통신용 추가 주파수 확보는 어려워진다.

박 교수는 “APT 등 국제무선관련 협의회에서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APT-700을 주도적으로 수행중인데, 표준화를 이끈 우리나라가 표준대역을 따르지 않을 경우,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뿐 아니라 기술개발의 주도적인 입지가 감소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여러 이해관계 당사자 중에 국회까지 나서서 국제표준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국가적인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