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겨냥한 새 고밀도, 저전력 프로세서 제품군을 공개했다. 클라우드, 통신, 웹호스팅 업체에 필요한 마이크로서버용 프로세서 '제온D' 시리즈다.
인텔의 제온D 출시는 두 가지 측면에서 ARM 생태계와 전면전을 준비하려는 포석이다. 하나는 데이터센터 장비용 프로세서 시장으로 ARM의 영토가 확대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미 모바일 기기 영역을 장악하고 주요 산업용 센서 단말기에도 확산 추세인 ARM의 시스템온칩(SoC) 수요를 빼앗겠다는 구상이다.
9일(현지시각) 인텔은 제온D 제품군이 SoC 하나 크기에 전력 절감과 제온 프로세서의 성능 및 고급 인텔리전스 기능을 결합했다고 강조했다. (☞링크)
인텔은 이로써 기존 제온 시리즈의 서버급 신뢰성, 가용성, 지원가능성(RAS) 기능을 초고밀도 저전력 단말기와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지능형 엣지네트워크 환경에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인텔 측에 따르면 제온D는 인텔의 제온 시리즈 가운데 최초의 SoC이자, 14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한 시리즈이며, 마이크로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3세대 64비트 SoC 제품군이다.
인텔 2세대 64비트 SoC 제품군은 HP가 저전력서버 제품군에 채택한 '아톰C2750'같은 프로세서를 포함한다. (☞관련기사) 아톰C2750와 비교해 제온D의 와트당 성능은 1.7배, 노드당 성능은 3.4배 수준이다.
제온D 시리즈를 통해 기존의 고성능 연산을 요구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프로세서 이외에 일반 소비자가 접속하는 '주변부' 인프라 시스템용 프로세서 영역까지 공략하겠다는 게 인텔 쪽의 전략이다.
이번에 출시된 SoC 모델은 마이크로서버에 특화한 4코어(D-1520) 및 8코어(D-1540), 2종 뿐이다. 웹호스팅, 메모리캐싱, 동적 웹서비스와 스토리지의 업무를 처리하는 클라우드서비스에 맞게 설계됐다.
제온D 시리즈 가운데 나머지인 네트워크, 스토리지, IoT용 SoC는 올 하반기에 출시된다. 이 제품들은 SAN 및 NAS 어플라이언스, 엣지 라우터와 무선네트워크 장비, 산업용 IoT 기기 용도에 특화된다.
인텔에 따르면 시스코, HP 등이 제온D 기반 마이크로서버 신제품을 설계 중이다. 이를 포함해 만들어지는 제품이 50종 이상이다. 대략 4개 중 3개 제품은 네트워크, 스토리지, IoT 장비에 해당한다.
다이앤 브라이언트 인텔 데이터센터그룹 총괄 매니저 겸 수석부사장은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저전력SoC 영역으로 가져옴으로써 고객사들이 멋진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인프라 업계에선 저전력서버, 대단한 연산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 등이 인텔칩 대신 64비트 지원과 개선된 프로세서 성능으로 가시화된 ARM를 탑재하는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작지 않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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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IoT) 시장에서 막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된 센서 및 산업용 단말기 영역에선 인텔과 ARM 진영간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사실상 센서 역할인 개인 소비자용 모바일 기기를 ARM기반 SoC가 선점한 가운데 인텔이 산업용 단말기 영역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해나갈 공산이 크다. 이번 제품 출시 내용 가운데 '서버 수준의 안정성'과 같은 표현은 그런 전략을 반영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