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동의할 수 없는 대답을 하는 것이 사실 좋은 대답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용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세상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걷지 않은 길을 걷기 어렵다. 자본주의가 경쟁이라고 하지만, 경쟁을 피해 독점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찾아야 한다.”
페이팔 창업주인 피터 틸 팰런티어테크놀로지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가 아닌, 남들이 가지 않은 독점적인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터 틸 팰런티어테크놀로지 회장은 24일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을 찾아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오늘 강연에서 그는 과거 스탠포드 대학교에 입학해 전통적인 경쟁 개념에서 치열하게 인생을 살았던 자신의 과거를 소개했다. 졸업 이후 뉴욕의 유명 로펌에 갔지만 모두가 불행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7개월 근무 끝에 퇴사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지나친 경쟁은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피터 틸은 “우리는 경쟁에 최대한 저항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임자를 모방하려고 하면 많은 것을 얻지 못한다. 누구도 모방하지 않은 기업이 훌륭한 기업”이라고 단언했다.
또 그는 독점의 개념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로 구글과 같은 많은 독점 기업들이 독점에 대해 발설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터 틸은 재차 “독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무조건 큰 시장을 추구하기보다 넓은 시장 점유율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행복한 기업들은 독자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불행한 기업들은 독자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피터틸은 많은 사람들이 TV 속 광고 등을 보면서 잘못된 생각을 갖기 쉽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지나치게 사회적인 영향을 받는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트렌드’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틸은 “향후 기술의 미래와 방향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트렌드는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소프트웨어 앳 서비스, 빅데이터 컴퓨팅 이런 식의 유행어에 휩쓸리면 안 된다. 이런 단어를 사용하는 기업은 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간 글로벌화와 기술 발전이 꼭 병행되면서 이뤄지지 않았음을 설명하면서, 할리우드 영화에서 기술을 나쁘게 표현하고 변화에 두려움을 보이는 시각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즉 기술과 변화를 받아들이고,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는 것.
한편 질의응답 시간에서 피터 틸은 독점하라는 메시지가 다소 이상적일 수 있다는 질문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 모두가 창업하라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어떤 기업에 취직한다면 일하기 좋은 기업, 행복한 기업,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공동창업에 있어 팀원들과의 분쟁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신생 기업의 경우 미래지향적인 지분으로 이윤을 나누는 것이 좋다”며 “현금 지급은 오늘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이고, 단기간 현금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잘못된 것이다”는 말로 현재보다 미래의 목적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성공적인 투자를 했던 비결, 또 어떤 시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래는 인간의 의지로 전개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미래를 얘기할 때 미래가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얘기하면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중요한데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미래 모습에 대해 확실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투자에 있어서도 독점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털어놨다.
피터틸은 “아무리 좋은 기업도 경쟁이 심해지면 더 이상 좋은 투자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이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사각지대가 있는지, 또 집단적으로 간과하는 곳이 있는지를 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덜 알려진 에어비앤비가 우버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피터 틸은 지난 1998년 엘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와 함께 전자결제 회사 페이팔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 상장했으며 이베이가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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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은 지난 2004년 페이스북 설립 초기 단계부터 50만달러를 투자하며 지분을 확보해 투자 안목을 입증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한 피터 틸은 링크드인, 옐프를 비롯한 수십 개의 기술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들 기업 중 다수는 '페이팔 마피아'라는 별명이 붙은 전직 동료들이 운영하고 있다. 페이팔 마피아는 페이팔 출신들이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파워 그룹으로 성장하면서 붙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