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잡아라” 삼성 vs TSMC 투자경쟁 '후끈'

일반입력 :2015/02/22 08:00    수정: 2015/02/22 10:58

송주영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업계 1위 TSMC가 삼성전자에 맞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최근 블룸버그는 TSMC가 올해 사상 최대 투자금액인 120억달러(한화 13조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올해 투자규모는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도 넘어설 전망이다.

TSMC는 올해 애플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위탁생산 최대 공급업체 자리를 삼성전자에게 내주면서 절치부심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차세대 아이폰에 들어갈 AP를 미세공정에서 앞선 삼성전자에 맡길 계획이다. 애플은 세계 최대 반도체 수요업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은 258억달러(한화 28조4천억원)다.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PC 시장의 양대 산맥인 레노버, HP의 반도체 구매액인 275억달러(한화 30조2천억원) 수준에 육박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만 7천450만대의 아이폰 판매고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6% 성장한 수치다.

애플 뿐만이 아니다. TSMC에 위탁생산을 맡겼던 퀄컴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앞선 미세공정 역량을 보고 고객사로 합류했다.

■올해는 삼성전자 ‘승(勝)’…내년은?

삼성전자, TSMC는 스마트폰용 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시장 제1의 큰 손인 애플을 사이에 두고 두 회사가 벌이는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용 프로세서 위탁생산은 지난 2013년까지 삼성전자가 맡아왔다. 지난해부터 판세에 변화가 시작됐다. TSMC는 20나노 공정 A8에서 최대 공급업체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성공하며 다시 애플 AP 제 1공급업체 자격을 얻었다.

양사가 위탁생산하고 있는 애플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AP 시장에서는 코어 수 경쟁이 일단락되면서 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졌다.

스마트폰의 성능은 더 좋아지고 있지만 전력소모량이 높아지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할 난제다. 미세공정 기술력은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 구현의 핵심이다.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의 미세공정 기술력 역시 중요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TSMC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앞선 미세공정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사의 나노경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삼성전자, TSMC 올해 모두 반도체 투자 확대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투자회사인 UBS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프로세서 관련해 37억달러(한화 4조원)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는 이 비용이 49억달러(한화 5조3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TSMC도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 대비 크게 늘린다. TSMC는 지난해 95억달러(한화 10조4천억원)를 투자했다. 올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25%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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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정 기술면에서는 TSMC와 비교해 삼성전자가 앞서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4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지만 TSMC는 20나노 공정에 머물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 에리네쿠 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TSMC는 다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전진하고 있다”며 “현재는 삼성전자가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