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미래 조직' 손질…왜?

IoT 등 방향성 확립…자원 투입 효율화

일반입력 :2015/02/05 14:13    수정: 2015/02/06 14:34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를 모색하는 조직을 축소 개편하는 작업을 잇따라 단행해 주목된다. 융·복합의 시대를 맞아 ‘폭 넓은 시도’에서 벗어나 보다 ‘뚜렷한 방향성’을 확립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대응하는 전략 조직을 만들었다. 대신 기존 비교적 방대한 분야를 다루던 조직들을 사실상 해체했다. 축소 개편을 통한 슬림화를 진행한 셈이다.

삼성, MSC→IoT 전담 조직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IoT 전략 수립을 전담할 조직을 기획팀 산하에, 기술 연구 조직을 DMC연구소 산하에 각각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학협력을 통해 대학과의 공동연구로 IoT 관련 플랫폼과 생태계 확대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유명 컨설팅 업체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7년 영입한 지영조 부사장을 필두로 하는 조직에게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전략 수립을 맡겼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와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IoT 전 분야에 걸친 하드웨어 생태계를 이미 보유한 만큼 소프트웨어 역량을 자체 개발과 제휴를 통해 확보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사실상 해체하고 소속 부서와 인력을 관련 사업부로 이동시켰다. 다방면에서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조직을 지향했지만 이제는 IoT라는 시대적 방향성이 확실한 만큼 자원 투입을 보다 집중적으로 하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 컨버젼스→차세대 표준 연구소로

최근 LG전자도 미래 성장동력 모색을 위해 조직했던 컨버젼스연구소 대신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직속 차세대 표준연구소로 무게 추를 옮겼다. 이를 위해 컨버젼스연구소에서 ATS 팀장을 맡고 있던 곽국연 부사장을 차세대 표준연구소장에 임명했다.특히 IoT 기반 스마트홈 시대를 맞아 블루투스를 비롯한 표준기술 관련 역량 강화와 특허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블루투스 관련 표준 제정 협의체인 블루투스SIG 이사회 회원사 활동을 시작하고, 이민수 책임연구원을 대표로 파견해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LTE나 와이파이 등 무선통신 표준 관련 특허 확보에도 매진 중이다. 특허분석업체인 테크아이피엠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특허건수를 바탕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전자는 LTE/LTE-A 관련 특허 누적 출원건수에서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집중 투자 위한 조직정비…내부 비판도 한 몫

국내 전자 업계를 선도하는 두 회사가 이렇듯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은 결국 미래에 대한 방향성이 명확해진 만큼 투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IoT라는 주제가 다루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방대하다는 점에서 핵심 전략과 기술 개발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인력과 조직은 해당 사업부 소속으로 함께 가는 것이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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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조직 내부에서 과거 방대한 특별 조직에 대해 “성과는 못 내는 옥상옥 조직”이라는 비판이 일었던 점도 이번 개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조직 구성원들의 전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방향성을 확실히 세운 만큼 활발한 인수합병(M&A)이나 인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비판 받기 쉬운 본사 내 특별조직 대신 인도나 중국, 미국 등 해외에 R&D 연구소를 세우고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도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