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 기업정보, 직원들의 '뒷담화'까지 보여준다”

황희승·윤신근 잡플래닛 공동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5/01/30 17:23    수정: 2015/02/02 16:31

꿈과 열정으로 가득찬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의 노동력을 무급이나 아주 적은 비용으로 착취하는 악덕 기업들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좋은 회사’의 기준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조금 부당하고 불이익을 겪어도 대기업에 연봉과 복지가 좋을경우 인내가 됐다면, 이제는 경영자의 철학이 회사 선택에 있어 중요 기준이 됐다. 최근 이슈가 된 ‘땅콩회항’ 사태와 ‘갑질 채용’ 논란이 이같은 선택의 기준을 더욱 뚜렷히 하고 있다.

하지만 취준생들이 주변 선배나 지인들로부터 듣는 기업 정보는 제한적이다. 기껏해야 연봉 수준이나 복지 혜택 정도일뿐, 회사의 속 깊은 내용까지 파악하기 힘들다. 그래서 주변 추천으로 입사했다 실망하고 다시 백수로 돌아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열정페이’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때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등장해 취준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기업 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이 그 주인공이다.

잡플래닛이 기존 구인·구직 사이트인 잡코리아나 사람인과 다른 점은 실제 직원들의 생생한 ‘뒷담화’를 훔쳐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기업 정보과 연봉 정보, 면접 정보도 있지만 잡플래닛의 백미는 바로 ‘리얼한’ 기업리뷰다. 기업 평점까지 수치로 볼 수 있어 취직이나 이직 시 참고할 만한 정보들이 많은 편이다.

잡플래닛은 미국 에모리대학교 출신의 황희승 대표와 윤신근 대표 등이 공동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작년 4월 설립돼 현재까지 113억원 정도의 투자를 받을 만큼 업계에서 바라보는 신뢰도 두텁다.

대학에서 룸메이트였던 두 사람은 로켓인터넷, 그루폰코리아를 거쳐 잡플래닛까지 ‘절친’ 인연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인성실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 그 동안 알토스벤처스·본엔젤스·퀄컴벤처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월간 방문자 수는 250만~300만 정도예요. 기업리뷰나 연봉 및 면접 정보 등을 합치면 70만개 정도의 정보가 올라와 있고요. 등록된 기업은 1만5천에서 1만6천개 인데 웬만한 회사는 다 등록돼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황희승)

잡플래닛의 기업리뷰에 올라오는 글들은 내부의 승인절차를 거쳐 등록된다. 허위 정보를 올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편파적인 글들은 대부분 걸러진다.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글도 마찬가지다.

잡플래닛 이용자들은 본인 회사에 대해 평가를 해야지만 다른 리뷰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자신이 다니는 회사와 관련한 이런저런 정보와 평가를 남긴다. 다른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다른 회사 사람들의 평가는 어떨까”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리뷰를 늘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객들을 끌어모은 잡플래닛의 현재 고민은 쌓이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양질의 의미있는 정보로 가공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어떻게 하면 이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시킬까도 고민이다. 나아가 좋은 개발 인재를 영입해 서비스를 보다 고도화 시키는 작업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필리핀 등 현지에서 사업 경험이 있어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어요. 인도네시아는 법인 설립 계획도 있고요. 나머지 국가는 한국에서 마케팅을 먼저 진행해 보고, 반응과 발전가능성을 확인한 뒤 직접 들어갈 계획입니다.”(윤신근)

“올해 중간쯤 가면, 의미있는 데이터들이 모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방면의 데이터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봉, 장단점뿐만 아니라 플러스 알파로 세분화된 정보들 말입니다. 복지, HR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모을까 합니다.”(황희승)

잡플래닛은 3월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사내문화 공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취업준비생들에 공채를 앞둔 기업의 장단점을 알려주고, 해당 기업에 어울리는 사람들을 추천한다는 구상이다. 사이트 개편 및 앱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3월경부터 취업준비생들이 적성에 맞는 회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대학교에 가서 사내 문화 공개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에요. 중립적인 입장에서 회사를 비교해주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가 될 겁니다.”(황희승)

“2~3주 후에 사이트 개편이 예정돼 있어요. 평점 순으로 기업들을 정렬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 2월에는 안드로이드, 3월에는 iOS 앱으로도 잡플래닛을 선보일 예정입니다.”(윤신근)

잡플래닛이 그 동안의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한 직원들이 선호하는 회사는 ‘나를 인정해주고 자기발전이 가능한 회사’로 요약된다. 열심히 일한 데 따른 정신적 보상을 중시하고, 내가 가진 것을 소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발전이 가능한 회사를 꿈꾸는 것이다.

“사람들은 편한 회사를 찾는 게 아니더라고요. 일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건데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인정을 받고 싶어합니다. 또 자기 발전이 가능한 회사를 굉장히 원해요. 그러면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요.”(황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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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두 대표는 최고의 개발자를 찾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개발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이사단에서 이뤄지는 필터링이 철저해 약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장난어린 불평도 털어놨다.

“최고의 개발팀, 개발자랑 일하고 싶어요. 지금도 최고지만 말이죠. 개발 이사가 필터링을 워낙 잘 하다보니 후보군이 많아도 통과하는 수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UX 등 모바일 전문 개발자를 모십니다.”(황희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