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B2B 공략위해 20년차 HP 임원 영입

애플이 HP에서 PC 및 프린터 제품 사업을 지휘했던 존 솔로몬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B2B 시장 강화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지난 8일 애플이 자사 제품을 대기업과 정부 기관 등에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HP에서 20년간 몸담은 솔로몬 수석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솔로몬 전 HP 수석 부사장이 애플에서 어떤 직급과 직책으로 일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애플의 기존 제품을 거대 조직에 공급하고, 시판을 앞둔 '애플워치'를 국외 판매하는 일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됐다.

애플 전문 IT매체 나인투파이브맥(☞링크)에 따르면 솔로몬 전 부사장은 최근 HP에서 프린팅 및 퍼스널시스템(PPS) 사업부 수석부사장, 컨슈머프린팅 글로벌비즈니스유닛 제너럴 매니저 등을 역임했다.프린터와 PC는 개인과 기업 사용자용으로 모두 판매된다. 솔로몬 전 수석부사장은 PPS 담당 임원으로 B2B 시장에 PC나 프린터를 공급하는 노하우를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의 제보를 종합해 이를 먼저 보도한 IT매체 리코드(☞링크)는 과거 애플은 기업 고객을 상대로 직접 영업하는 조직을 꾸리는 대신 외부 유통업자들에 의존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엔터프라이즈세일즈 조직을 만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기업 영업팀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에는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 공급을 위해 IBM과도 손을 잡았다. (☞관련기사)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에 IBM 분석 기술을 결합한 첫 결과물이 연말께 나왔다. (☞관련기사)

IBM은 기업용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서비스를 공급하는 전형적인 B2B 기업이다. 소비자 시장에 주력해 온 애플이 IBM의 힘을 빌려 기업 및 공공부문 영향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수긍이 간다.

의문이 남는 부분은 손목시계류 웨어러블 기기인 애플워치를 국외 판매하는 역할까지 솔로몬 전 부사장의 몫이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기업 부문에서 모바일 시장이 열린 건 몇년 이상 된 얘기다. 기업내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행태를 의미하는 여러 마케팅 용어가 돌아다닐 정도다.

그에 반해 웨어러블 기기는 아직 개인 소비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B2B용 웨어러블 기기에 관한 시나리오는 별로 무르익지 않은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애플의 기업시장 공략 행보와 애플워치간 연결고리는 아직 느슨해 보이지만, 어쨌든 애플은 애플워치의 글로벌 영업과 기존 제품에 대한 B2B 영업을 같은 임원에게 맡길 가능성이 있다.

리코드 보도에 따르면 솔로몬 전 수석부사장의 애플워치 영업은 아태지역에 초점을 맞췄을 수도 있는데, 이는 그가 HP에서 2010년 아태지역의 프린팅 및 이미징 사업 조직을 운영했던 경험과 관련이 있을 듯하다.

HP 입장에서 PPS 사업 조직 수장의 퇴사는 현재 진행형인 소비자 및 기업 대상 사업조직 분할 시나리오와 맞물려 있다. HP는 지난해 올 연말까지 PPS 사업부와 엔터프라이즈 제품 및 서비스 조직을 쪼개 각각 'HP인크(HP Inc.)'와 'HP엔터프라이즈', 2개 회사를 세운다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