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IBM 제휴 맞설 구글-HP 동맹 뜨나

기업용 음성 검색 놓고 1년간 협력 논의

일반입력 :2014/08/14 08:14    수정: 2014/08/14 08:31

황치규 기자

구글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가진 지분을 늘리기 위해 HP와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달 애플과 IBM 깜짝 동맹을 발표한 후 나온 것이어서 이를 견제할 수 있는 동맹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인포메이션은 13일(현지시각)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부가 구글나우 음성 검색툴을 금융정보나 재고 현황 등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을 위한 정보 검색용으로 투입하기 위해 HP 등과 협력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씨넷 등 다른 외신들도 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1년간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구글은 HP와의 제휴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매한(noncommittal)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HP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뿌리를 두고 있고, '엔터프라이즈 시리'라는 닉네임의 모바일 검색 제품도 개발해온 만큼 구글의 잠재적인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HP는 엔터프라이즈 시리 관련 아이디어에 대해 올초 애플과 먼저 논의를 시작했다. 애플이 지난달 IBM과 제휴를 발표하기 전이다.

HP는 또 한때 향상된 암호화 기능 등을 가진 기업용 넥서스 스마트폰을 개발할 의사가 있었으나 당시 구글에서 안드로이드 사업을 총괄하던 앤디 루빈의 거절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애플과 엔터프라이즈 IT시장의 강자인 IBM은 기업용 모바일앱 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다고 발표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협력으로 IBM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기업 고객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양사 엔지니어들은 IBM 빅데이터 분석과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업무용 앱도 공동 개발한다. 애플과 IBM은 유통, 헬스케어, 금융, 통신, 여행, 운송 분야 등을 포함해 100개 이상의 업무용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첫 결과물은 가을께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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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제휴는 관련 업계에서 대형 뉴스로 부상했다. PC의 시대, 경쟁관계였던 과거사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휴가 몰고올 파장 자체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업 업무 환경의 무게 중심이 PC에서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로 넘어가는 추세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BM과 애플 모두 협력을 통해 모바일 중심의 업무 환경 확산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글도 어떤식으로도 대응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글은 전체 스마트폰 OS 시장에선 확실한 1위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만큼은 애플 iOS에 한참 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