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금 터무니없다" vs "정당한 판결"

삼성-애플, 특허 소송 항소심 첫날부터 공방

일반입력 :2014/12/05 08:36    수정: 2014/12/05 10:14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삼성과 애플 간의 역사적인 특허 전쟁 항소심이 드디어 개막됐다. 예상대로 삼성은 배상금이 터무니없이 많다고 주장했고 애플은 판결이 정당했다고 맞섰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삼성과 애플은 4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항소법원에서 특허 소송 항소심 첫 공판을 시작했다.

이번 항소심은 지난 2012년 8월 배심원 평결이 나온 두 회사간 1차 특허 소송의 항소심이다. 당시 배심원들은 삼성에 10억 달러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평결했다. 이 평결은 1심 최종 판결 과정에서 9억2천900만 달러로 축소됐다.

배상금 경쟁에서 완승했던 애플도 갤럭시S를 비롯한 삼성 초기 제품 판매금지 요청이 기각되자 곧바로 항소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후 판매금지 부분에 대한 항소를 취하했다.

■ 삼성 컵 손잡이 갖고 전체 배상 vs 애플 삼성, 1심 완전히 무시

첫 날 공판에서 삼성 측 소송 대리인인 퀸 엠마누엘 어콰트 앤 설리반 로펌의 케서린 설리반 변호사는 1심 재판부가 삼성 제품이 애플 디자인과 트레이드 드레스를 침해했다고 판결한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설리반 변호사는 그 이유로 “삼성 제품에는 애플 로고도 없고 아이폰 같은 홈 버튼도 없을 뿐 아니라 스피커 슬롯 역시 애플 폰과 다른 곳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배상금 산정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했다. 특허 침해된 삼성 스마트폰의 전체 이익을 애플 배상액으로 산정한 것은 터무니없다는 게 그 이유다.

외신들에 따르면 설리반 변호사는 “이것은 컵 손잡이 특허를 침해했는 데 전체 이익을 배상금으로 지불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측 윌리엄 리 변호사는 이에 맞서 “이것은 컵 손잡이 문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삼성 측은 (항소심 판사들에게) 루시 고 판사와 배심원들을 대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항소심은 법 적용만 다뤄…추가 증거 제출 못해

1심과 달리 항소심은 철저하게 법 적용의 적합성 문제만 놓고 공방을 벌이게 돼 있다. 따라서 양측 모두 추가적인 증거 자료를 제출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서 삼성은 1심 판결의 쟁점이 됐던 애플 특허권 적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질 전망이다. 쟁점 특허 중 상당 부분이 효력을 상실했다는 부분에도 공격의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미국 법학교수 27명의 도움을 받았다.

반면 애플은 삼성이 특허권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접근하고 있다는 쪽으로 공격의 칼날을 맞출 전망이다. 애플은 법원 제출 문건을 통해 “삼성이 애플 지적재산권, 특히 디자인 특허권을 경시하고 있다”면서 “특히 삼성은 모방의 범위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법학교수들의 도움을 받은 삼성과 달리 애플은 항소심에서 오클레이, 콜러 같은 기업들을 응원군으로 동원했다. 이들은 대표적으로 디자인 특허권을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이다.

이와 함께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다양한 디자이너와 디자인 교육자들을 증언으로 채택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