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도입 5년만에 변화된 풍속도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새로운 창구로 안착

일반입력 :2014/12/03 17:19    수정: 2014/12/04 07:40

2009년 11월 애플 '아이폰3GS'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9월말 기준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누적 가입자가 4천만명을 돌파했다. 아이폰이 도입된지 약 5년만이다.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가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5천600만명 중 4천만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접고 펴는 휴대폰이 터치가 되는 기계로 바뀐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일상 생활이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스마트폰 도입에 따른 모바일라이프를 되짚어 보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전 국민의 80% 가량이 쓰는 스마트폰이 모바일 콘텐츠 이용을 늘리면서 우리 일상을 완전히 변화시켰다는 것. ■ 우리는 언제 왜 스마트폰을 쓸까

시도 때도 없이 스마트폰만 쓴다는 말이 이제는 익숙한 상황이다. 조용한 실내에서 스마트폰을 진동으로 해달라, 공연장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을 자제해달라는 말이 낯설지 않다.

물론 피처폰 시절에도 있던 말이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은 틈이 나기만 하면 화면을 두드려 켜기 바쁘다. 피처폰을 쓸 때와 비교해 휴대폰을 확인하는 횟수도 부쩍 늘었다.

모바일 앱, 인터넷 서핑이 주된 이유다. 스마트폰은 개발자들이 용도에 맞게 만든 앱을 쓸 수 있고, 스마트폰과 함께 도입된 LTE 네트워크로 빨라진 인터넷 연결 속도를 누리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을 자수 쓰는 이유에 대해 첫째로 다양한 앱 이용, 둘째 모바일 인터넷 이용 등이 꼽혔다. 셋째 이유가 눈길을 끈다. 주변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어서 같이 쓴다는 것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수치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점으로는 휴식시간 또는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로 나타났다. 업무나 학습중이 아니라면 항상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량 이동 중에 쓴다는 답변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실제 지하철이나 버스 안을 둘러봐도 졸고 있거나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사람 뿐이다. 혹 아니라고 해도 이어폰을 꼽고 스마트폰으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다.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쓴다는 응답이 네 번째로 높은 점도 주목된다. 실제 모바일 게임 접속률이 가장 높은 시간이 야간에 TV 드라마나 예능이 끝난 직후라는 통계도 있다.

■ 주머니에서 손으로, 활자 대신 스마트폰으로

류성일 KT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 이용이 일상의 틈새 시간을 파고 들면서 일평균 이용시간이 3시간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지난 9월 기준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19분. 2년 6개월전과 비교해 2.4배 증가했다. 주된 요인으로는 카카오톡 게임이 꼽힌다. 이 서비스가 나온 이후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2배 이상 급증했다는 것이다.

하루에 세시간씩 스마트폰을 쓰는 만큼 어디 잠시 보관할 틈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스마트폰을 어디에 보관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류성일 연구원은 “스마트폰 이전 휴대폰은 주로 가방이나 주머니 속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틈날 때마다 수시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손에서 놓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 조사 결과와 2013년 조사 결과를 비교하면 손에 들고 있는다는 답변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버스나 지하철에서 손에 들고 있던 이용자 비중이 20%에서 35%로 늘었다. 17% 선에 불과했던 걸어다닐 때도 손에 쥐고 있다는 응답자가 25%, 즉 네명 중 한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 나이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뭘 하나

스마트폰이 이처럼 유용하게 쓰인 것은 단연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가 크게 한 몫을 한다. 여기에 카메라 기능, MP3플레이어 대체 기능 등 다양한 방면의 용도로 쓰임새도 적지 않은 편이다.

덕분에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날수록 다른 IT 디바이스 이용량이 줄기도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 이후 가장 많이 이용량이 줄어든 기기로 PMP가 꼽혔다. 스마트폰이 있다면 PMP가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PMP에 이어 게임기, MP3플레이어, 전자사전, 디지털카메라, 전자책 단말기 등의 이용량이 대폭 감소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기를 대신하는 스마트폰은 연령대에 따라 주 쓰임새도 다르다.

류성일 연구원은 “전체적인 스마트폰 이용시간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다”며 “주 이용 용도도 상이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가장 긴 10~20대와 같은 젊은 층은 커뮤니케이션 용도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컨대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이용이 주된 용도라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이나 대학생 나이대인 20~30대는 웹서핑 이용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게임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대는 30~40대라는 점도 주목된다. 청소년층보다 스마트폰을 게임기로 활용한다는 것. 실제 30대는 하루 61분, 40대는 51.9분이나 게임을 하는데 스마트폰을 쓰고 잇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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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스마트폰 이용은 콘텐츠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모바일 콘텐츠라는 한 범주 안에 묶이기 때문이다.

류성일 연구원은 “통신 서비스에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 여부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이통사들이 음악, 영상,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모바일 콘텐츠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경쟁을 강화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