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이메일을 바꿔보겠다고 나섰다. 코드명 '메일넥스트' 프로젝트로 진행해왔던 새로운 이메일 기반 협업 서비스 '버스(verse)'를 최근 공개했다.
기존 이메일에 칼을 들고 나선 건 IBM뿐만이 아니다. 구글은 앞서 '인박스'라는 새로운 이메일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요한 일을 중심으로 이메일을 관리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글로벌 IT기업들은 왜 새삼 이메일에 관심을 보는 걸까? 최근 만난 한국IBM 협업솔루션사업부 한찬석 사업부장은 현재 이메일이 업무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이메일 기반 업무환경은 근본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찬석 사업부장은 “하루에 수십 개에서 수백 통의 이메일을 받고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자신의 업무 중요도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기 보다 이메일을 쫓아가게 돼있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 보냈던 관련 메일이 줄줄이 따라붙어 20~30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복잡한 구조에선 지금 누구 누구와 협업하고 있고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찾기 어렵다”고 덧붙었다.
IBM 버스도 이런 문제를 풀어보고자 등장하게 됐다. 한 사업부장은 버스가 단순히 이메일 클라이언트는 아닌 통합된 새로운 업무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버스 솔루션은 직원들이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업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고 설명했다.
버스는 이메일뿐 아니라 소셜 협업툴, 커뮤니티, 일정관리, 미팅, 문서 파일 공유, 할일 관리 등을 하나의 업무 환경에 통합해 보여주도록 설계됐다.
작은 기업들도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게 되면서 시공간 제약을 없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보는 비즈니스 환경이 됐다. 환경만 변한 게 아니라 기업 조직 특성도 수직적인 일방향성이 아닌 기업 내 다양한 조직과의 협업이 필수가 된 상황이다.
한 사업부장은 변화된 업무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이메일, 소셜 헙업툴, 화상 회의 솔루션, 문서 공유 서비스 등이 등장했지만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운영되면서 협업에는 큰 도움이 되었냐는 질문에는 많은 사용자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BM은 이런 다양한 협업 기능들이 통합되지 못하고 각각 별도로 운영되는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했고 버스라는 솔루션을 내 놓게 됐다는 설명이다.
버스의 큰 특징은 업무의 중심이 사람에 있도록 디자인 됐다는 점이다. 버스 첫 화면 맨 위 줄에는 지금 협업하고 있는 사람들의 아바타가 나온다. 지금 누구와 협업하고 있고 어떤 사람과 일이 가장 중요한지 볼 수 있다.
한 사업부장은 “중요한 협업 대상자로부터 메일, 메시지, 미팅, 연결된 커뮤니티의 업데이트와 내가 그 사람에게 할당한 일 혹은 할당 받은 일들이 한번에 보여 진다”고 설명했다.
IBM은 버스를 준비하면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에도 공을 들였다.
한 사업부장은 버스의 인터페이스를 보면 단순히 예쁘게 만든 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업무에 직결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맨 윗줄에 자신과 협업을 하는 아바타가 뜨고 그 다음에는 일정이 뜨고 중간에는 다양한 화면이 표출되는 인터페이스가 디자인 사고의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버스의 또 다른 강점은 업무 중요도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여주고 또 조직도와 연계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메일에서 패턴과 키워드는 물론 일정, 메신저, 소셜툴, 커뮤니티, 할일 할당과 부여를 분석해서 중요도를 설정해준다.
초기 버전에서 업무 중요도 분석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뤄지지만 향후 IBM 슈퍼컴퓨터 왓슨이 중요도 분석에 쓰일 계획이다.
한 사업부장은 이런 분석이 기업의 조직구조와 연계돼 이뤄진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적으로 나와 관련이 어떻게 있느냐를 파악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관련 메일이 20-30개씩 연결돼 있을 때 내가 누구와 협업하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데 버스에서는 조직 구성과 함께 도식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더 쉽게 중요한 업무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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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버스를 내년 1분기에 글로벌 출시 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설치형(온프레미스) 버전으로도 내 놓는다.
국내 협업 시장 전망에 대해 한 사업부장은 “기업별로 차이가 있지만 경영진들이 급변하는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직원 개개인의 생산성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명제에 대해 동의하게 되면서 협업환경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