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인텔이 들었다놨다하는 시장 판세에 변화가 일어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부상했다. 한풀 꺾인 ARM 기반 서버칩에 대한 관심이 퀄컴의 가세로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퀄컴은 그동안 ARM 아키텍처 기반 서버 칩을 제조해온 회사들과는 규모와 자금력, 그리고 기술력에서 급이 다르다. 모바일에선 인텔을 압도한지 오래다. 이런 퀄컴이 ARM 기술을 활용해 서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최근 시장 분위기를 보면 ARM 계열 칩이나 인텔 아톰과 같은 저전력 칩을 탑재한 서버, 이른바 마이크로서버에 대한 관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따르면 세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는 ARM 생태계는 인텔이 주도하는 서버 혁신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진화된 결제 환경을 맞춰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퀄컴의 서버칩 시장 진출 선언은 이같은 상황에서 이뤄졌다. 인텔이 사실상 독점하는 서버칩 시장 판세 측면에서나 ARM칩의 가능성 측면에서나 흥미로운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스티븐 몰렌코프 퀄컴 CEO는 데이테센터는 대부분 인텔 x86 아키텍처 기반 칩에서 돌아가지만 문이 열리고 있다면서 고객들과 서버칩 관련해 적극적인 논의를 진행중이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가 부상하면서 ARM 아키텍처를 갖고 서버 시장을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퀄컴이 서버칩 시장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뽑아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그러나 퀄컴이 서버용 칩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디어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모습이다. 퀄컴은 에너지 효율적인 저전력 서버칩 생산을 위해 중국 업체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19일(현지시간) 컴퓨터월드 보도에 따르면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중국에서 열린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에 참석해 데이터센터용으로 들어간 인텔칩은 비쌀 뿐더러 전기도 많이 잡아먹는다면서 이같은 상황을 바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국 업체들과도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서버칩 개발과 관련 어떤 회사와 협력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월 그는 퀄컴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중국 업체 90개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7월 퀄컴은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생산을 위해 중국 세미콘덕터 매뉴팩처링 인터내셔널 코퍼레이션(SIMC)과 손을 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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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반도체 기술력은 부족하지만 6억명이 넘은 온라인 사용자를 보유한 거대 시장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바이두와 같은 회사들의 홈그라운드이기도 하다. 바이두의 경우 지난해부터 마벨이 디자인한 ARM 기반 서버를 관련 서버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을 서버칩 시장 진출의 명분으로 삼은 퀄컴 입장에선 미국외에 중국도 전략적 가치가 크다는 얘기다.
미국 지디넷은 ARM 서버는 특정 워크로드만 소화할 수 있는 것을 넘어 보다 범용으로 쓰일 수 있어야 한다면서 퀄컴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워크로드에 쓸 수 있는 범용 서버칩을 만들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