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열·패널가 상승…TV 中企 ‘이중고’

일반입력 :2014/11/19 10:48

이재운 기자

중소 TV 제조사들이 시장 경쟁 과열과 내부 문제 등이 얽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 40인치 TV가 30만원 수준에 판매되는 저가 경쟁이 확산되고 있지만, TV 패널 가격 강세가 계속되면서 ‘세컨드 TV’를 겨냥한 업체들이 악전고투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활발한 판촉활동을 벌이던 중소 TV 제조사들이 신음하고 있다.

잘만테크는 풀HD LED 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모기업 모뉴엘과 연계한 유통망과 사후서비스 지원 기반을 내세웠다. 하지만 모기업 모뉴엘이 수출채권을 조작하는 등 분식회계를 저지르다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잘만테크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코스트코 등 유통망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밝혔지만, 판매량은 기존 보다 상당 부분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자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 회생절차를 신청한 만큼 믿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잘만테크 전체 매출에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대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보컴퓨터는 이홍선 대표가 직접 나서 70인치 대형 모니터 ‘빅디스플레이’를 선보이는 등 TV·디스플레이 사업에서 활로를 모색해왔다. 이마트 반값 TV 생산을 대행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 확대를 모색해왔지만, 최근 관련 사업부를 TG&Co.라는 별도 회사에 위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간 별도 지분관계는 없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리 중에 있다며 연내 관련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TV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패널 가격 비싸고 경쟁은 과열...이중고 신음

이 같이 중소 TV 제조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에는 2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중저가형 TV 시장의 저가 경쟁이 점차 과열되고 있는 데다, TV 패널 판가가 고점을 유지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저가형 TV 시장은 대개 온라인 오픈마켓과 할인마트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는데, 최근 40인치 TV는 30만원 수준이면 삼성디스플레이나 LG디스플레이 패널이 탑재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AUO 등 대만이나 중국 업체 패널 수준도 향상돼 더 낮은 가격의 상품도 실속파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40인치 TV가 100만원을 호가하던 시절 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면서, 소비자 편익은 증가했지만 제조사들의 저가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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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용 패널 판가도 여전히 높다. 32인치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판가는 중소 제조사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의 해당 사업부 수익성도 크게 악화시켰다. 이는 LCD TV 수요 증가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같은 판가는 내년 1분기부터 점차 완화돼 점차 수급 균형을 맞추며 가격 안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CD TV 시장이 점차 포화되고 있고, 여기에 회사 내부 문제까지 겹치면서 제조사들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