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도비시스템즈의 디지털 마케팅 시장 공략 작전에 힘이 붙는다.
이달초 새로 한국어도비 지휘봉을 잡은 최승억 대표는 12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외에 비해 확산이 안되고 있는 국내 디지털 마케팅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 대표는 한국어도비 사업의 양대축인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와 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 중 마케팅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폴 롭슨 어도비 아태지역 총괄 사장 모두 CC보다는 디지털 마케팅을 강조하는데 발표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시장을 이미 틀어쥔 CC보다는 갈길이 좀 많이 남은 디지털 마케팅에 승부를 걸겠다는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최승억 대표는 아직은 디지털 마케팅 관련해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단계라며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고객 접점을 찾아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 보다 큰 관점을 찾아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대비수익(ROI)에 대한 불확신과 경영진 지원 부족으로 한국에서 상대적으로 저성장하고 있는 한국어도비의 디지털 마케팅 사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최승억 사장은 디지털 마케팅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확보한 뒤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정도만 언급했다. 처음에는 꿈쩍도 하지 않다가 어떤 대기업이 도입해 성공을 거두고 나면 봇물 터지듯 확산되는 국내 엔터프라이즈 IT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어도비 사업의 핵심은 CC와 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다. CC는 포토샵, 인디자인, 애크로뱃 등 유명 어도비 SW를 패키지가 아니라 정액제 기반 클라우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마케터들에게 데이터 분석 기반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디지털 마케팅 클라우드 역시, CC와 마찬가지로 정액제 방식으로 제공된다. 디지털 마케팅은 최근 어도비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한국 디지털 마케팅 시장은 아직 뜰듯말듯 하면서도 제대로 안뜨고 있다는 평가들이 많다. 마케터들은 다수가 디지털 마케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경영진들의 지원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어도비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응답자의 21%만이 경영진이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답했다. ‘경영진이 디지털 마케팅의 ROI에 대한 확신이 없다’라고 답한 비율은 50%에 달했다. 이는 아태지역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아태지역 평균인 21%의 2배를 넘어선다.
최승억 대표는 한국어도비 사령탑을 맡기전 SAP코리아, 웹메소드코리아, 시벨시스템즈 등에서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 한국어도비 합류 바로 직전에는 다이멘션데이타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모두가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을 상대하는 회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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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억 대표는 또 공격적인 스타일의 비즈니스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의 경력과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어도비는 앞으로 디지털 마케팅 확산을 위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디자이너와 일선 마케터를 넘어 한국어도비가 그동안 많이 상대하지 않았던 기업내 의사결정권자들, 이른바 C레벨들과의 관계 강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