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디지털 마케팅이 잘 안되는 이유

한국 마케팅 담당자들 사이에서 디지털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높아졌지만 실행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대비수익(ROI)에 대한 불확신과 경영진 지원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는 30일 한국, 호주, 중국, 싱가포르, 홍콩,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을 대상으로 한 '2014 아태지역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결과'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태지역 6개국의 마케팅 임원(부사장급 이상 44% 참여) 8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에 걸친 정량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어도비는 각국의 디지털 마케팅 현황, 도입 및 활용 수준, 미래 가능성 등을 측정∙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 대다수가 디지털 마케팅 도입 및 실행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을 보인 담당자가 지난해 81%에서 올해 89%로 증가했다.

마케팅 담당자뿐 아니라 채널 파트너와 세일즈 팀 또한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며 디지털 마케팅을 강하게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마케팅 담당자들 중 33%가 ‘채널 파트너와 세일즈 팀이 더 많은 디지털 마케팅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3년 16%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이번 조사 결과 국내 디지털 마케팅 조직의 전문성은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마케팅 분석에 대한 스킬 수준을 자평하는 항목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전담하는 숙련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이 13%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4%, 6%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아태지역 전체가 2012년 13%를 기록한 이후 매년 1% 씩 발전한 것과 비교해 빠른 증가속도다.

반면 ‘마케팅 분석 및 리포팅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국내 마케팅 담당자는 60%로 아태지역 국가들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데이터를 통해 고객 집단과 행동패턴을 분석한다’는 응답이 지난해 9%에서 1년 만에 19%로 큰 폭 상승했으나, 43%에 이르는 대부분의 마케팅 담당자들은 여전히 빅데이터를 통해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기보다는 주요 성과 지표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마케팅 담당자들이 새로운 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경영진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