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첫 고위직 배출 "5G 주도권 잡는다"

이재섭 박사 표준화총국장 당선

일반입력 :2014/10/24 19:01    수정: 2014/10/25 16:00

우리나라가 1952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가입한 이래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고위선출직인 표준화총국장을 배출했다. 이에 따라, 향후 ICT 표준화 및 인터넷 거버넌스 정책에 있어 한국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ITU 전권회의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출마한 카이스트의 IT융합연구소 이재섭 박사가 표준화총국장(ITU-T) 선거에 출마해 튀니지의 빌렐 자모시 ITU 표준화총국 연구분과장, 터키의 아흐멧 에르딘 ITU 설립 150주년 이사회 부의장과 경합을 벌여 당선됐다.총 169표의 유효표 중 과반(85표)을 넘긴 87표를 득표했으며, 튀니지와 터키는 각각 50표, 32표를 얻었다. ITU 표준화총국장은 ITU 표준화 부문의 업무를 총괄・조정하고 차세대 정보통신, 인터넷 정책 등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기술과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주요 직위다. 전파총국장, 개발총국장과 함께 ITU 내 ‘빅3’로 꼽힌다. 이재섭 박사는 1992년 ITU 표준화총국에 참여한 이래 미래네트워크 통신망 구조분야(SG13 WP1)의장, 차세대 네트워크(NGN) 포커스 그룹 의장, SG13 부의장 겸 WP2 의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SG13 의장으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지난 27년간 글로벌 표준정책 결정에 기여해 왔다.특히, 2000년대 정보통신의 핵심 주제였던 차세대정보통신망(NGN)과 IPTV의 표준개발을 직접 주도해 글로벌 아젠다로 성장시키고 국내의 사업화 기초를 제공한 바 있다. 이재섭 박사가 ITU에서 첫 고위직에 당선됨에 따라, 향후 차세대 네트워크로 꼽히는 5G, 기가인터넷 등 미래네트워크 통신망 등 ICT 분야에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와 외교부 측은 “ITU 표준화 총국장의 당선이 ITU 가입 60여년 만에 전권회의를 유치한데 이어 우리나라가 ICT 글로벌 리더십을 인정받은 쾌거이자 ICT 정책․외교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ICT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특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한국인 표준화총국장 진출은 국내 ICT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지난 22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한국이 그동안 표준화 활동도 실무적으로 많이 하고 상당한 공헌을 했는데, ITU에 고위직이 없어서 외교‧정책적 리더십을 가지는 것은 약간 부족했다”며 “20~30년 노력한 것이 이제 수면 위로 올라와서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고위선출직 진출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이어 “198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정보통신표준센터가 만들어진 이래 표준 외교도 하고 많은 성장을 해왔고 ITU뿐만 아니라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준까지 왔다”며 “표준의 씨앗이 표준화총국장 선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사국 진출에 이어 고위직을 배출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도 “그동안 한국은 좋은 손기술로 휴대폰을 잘 만들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 정도로 인식했는데 부산 ITU 전권회의에서는 한국이 인프라뿐만 아니라 정책이나 기업 환경 등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를 이끌어갈 선도국가가 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가 표준화총국장 선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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