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변방에서 ICT 기술표준 주도 국가로’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표준에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표준화총국장에 첫 한국인이 배출될지 국내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표준화총국장은 이동통신, IPTV, 정보보안, RFID 등 글로벌 ICT 표준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고 인터넷 거버넌스 이슈에 있어서도 ICT 산업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ITU 사무차장 선거가 끝나는 대로 표준화총국장, 전파총국장, 개발총국장 등 ITU 고위직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이르면 24일 늦어도 27일에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ITU 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6시간마다 재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23일 총 5명의 후보가 출마해 치러진 ITU 사무차장 선거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과반 득표자가 없어 24일로 미뤄짐에 따라 표준화총국장 등의 선거도 함께 연기된 상태다.
김남철 미래부 공보팀장은 “ITU의 선거방식은 사무총장, 사무차장, 표준화국장-전파총국장-개발총국장 등 고위직 등의 순서로 치러지게 되며 앞의 선거가 끝나야 다음 선거로 넘어가는 방식”이라며 “사무차장 선거가 끝나면 이날 오후 4시 반 표준화총국장, 전파총국장, 개발총국장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카이스트 IT융합구소의 이재섭 박사가 출마했으며 터키의 아흐멧 에르딘 ITU 설립 150주년 이사회 부의장과 튀니지의 빌렐 자모시 ITU 표준화총국 연구분과장 등과 경합을 벌인다.
이재섭 박사는 1992년 ITU 표준화총국에 참여한 이래 미래네트워크 통신망 구조분야(SG13 WP1)의장, 차세대 네트워크(NGN) 포커스 그룹 의장, SG13 부의장 겸 WP2 의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SG13 의장으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22년간 ITU 표준화총국에서 일해 온 ICT 전문가다.
국내 최초로 이재섭 박사가 ITU 고위직에 오를 경우, 차세대 네트워크로 꼽히는 5G, 기가인터넷 등 미래네트워크 통신망 등 ICT 분야에서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한국이 그동안 표준화 활동도 실무적으로 많이 하고 상당한 공헌을 했는데, ITU에 고위직이 없어서 외교‧정책적 리더십을 가지는 것은 약간 부족했다”며 “20~30년 노력한 것이 이제 수면 위로 올라와서 성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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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198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정보통신표준센터가 만들어진 이래 표준 외교도 하고 많은 성장을 해왔고 ITU뿐만 아니라 세계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수준까지 왔다”며 “표준의 씨앗이 표준화총국장 선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사국 진출에 이어 고위직을 배출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학 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도 “그동안 한국은 좋은 손기술로 휴대폰을 잘 만들고 인터넷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나라 정도로 인식했는데 부산 ITU 전권회의에서는 한국이 인프라 뿐만 아니라 정책이나 기업 환경 등 차세대 정보통신 분야를 이끌어갈 선도국가가 될 만한 능력을 갖췄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가 표준화총국장 선거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