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대위, 실무협상 시작…반올림 "원칙 지켜라"

일반입력 :2014/09/29 17:34

김다정 기자

반도체 공장 노동자의 백혈병 보상 문제를 놓고 협상 중인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가 제3의 중재위원회 구성에 대한 별도 실무협상을 본격화하자 반올림 측이 협상의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가족대책위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백혈병 관련 보상문제와 관련 지난 26일 삼성 실무진과 만나 제3의 중재기구인 조정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주(26일) 가대위와 만나 조정위원회에 대한 실무협의를 한 것이 맞다며 가대위에서 조정위원회 구성안에 대해 구체적 제안을 했다고 중재위 구성에 대한 양 측간 논의가 시작됐음을 확인했다.

가족대책위 측 정애정씨는 삼성전자와 만나 조정위원회 구성 초안을 제시했다며 삼성전자는 우리가 제안한 초안을 검토해 다음 주 2차 실무협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 측 모두 이날 만남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가족대책위 측은 “우리가 제출한 초안을 삼성전자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가족대책위가 제시한 초안대로 조정위원회가 꾸려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가족대책위 측은 삼성전자와는 다음 주 중에 두 차례 만남을 더 가진 뒤 조정위원회 구성안을 마무리 짓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동안 백혈병 보상 문제 협상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던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의 이 같은 별도 협상에 대해 (삼성과 가족대책위에게서 제3의 조정위 구성 협상에 대한)어떤 연락도 받은 바가 없다며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반올림 공유정옥 간사는 우리는 굳이 제3의 중재기구를 만들 것이 아니라 (기존)협상 장에서 직접 보상이나 사과와 같은 내용을 얘기하자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올림 측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삼성과 가대위는 이 교섭의 엄중함을 기억하고 원칙을 지키며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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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은 성명에서 반올림-가족대책위-삼성전자 세 주체간 교섭의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자신들은 (조정위원회)교섭 의제에 대해 들은 바 없으며 최소한 사후 통보라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백혈병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 재발방지책, 보상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족대책위는 반올림(대표단 8명)에 속해 있던 6명의 협상 대표 가족들이 최근 따로 나와 꾸린 협의체로 삼성전자가 제안한 협상 대표자 우선 보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후 후속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반올림에는 아직 2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남아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