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노버의 IBM x86서버 사업 인수 완료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기존 IBM 고객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경쟁 업체들의 심리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레노버의 IBM x86서버 사업 인수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상황. 조만간 공식 조직 통합이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들의 심리전은 IBM에서 레노버로 주인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들의 이탈을 부추기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일 현재 HP는 '프로젝트 스마트 초이스'라는 윈백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 1월 레노버에 넘어갈 운명이 된 IBM x86 서버 사업의 불확실성을 잠재적인 위험요인으로 부각시키는 내용이다.
프로모션을 통해 HP는 여러분은 IBM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한 회사 수천곳 중 하나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있다며 더 스마트한 선택을 하도록 HP가 도와드린다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HP는 기존 IBM x86 서버 사용 기업들에게 자사 제품을 도입하는 게 '똑똑한' 선택이라 주장하며, 전반적으로 침체된 기업용 하드웨어(HW) 부문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미 어느정도 효과를 본 듯하다.
일례로 지난 6월 멕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터리셀러네트워크(CRN)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채 마무리되지도 않은 IBM x86 서버 사업 매각 덕분에 HP 엔터프라이즈 그룹이 반사이익을 봤다고 발언했다.
당시 휘트먼 CEO는 넉달간 IBM과의 영업 경쟁서 이겼다는 보고를 600건 넘게 받았다며 지속적인 이익 증가를 기대 중이라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달 HP의 회계 3분기 x86 서버 매출은 작년보다 9% 늘었다.
세계 x86 서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HP만 기존 IBM 고객사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건 아니다. 미국 등에서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 성과를 자랑하는 시스코도 '레노버 리스크'를 활용한 영업에 나선 모습이다.
일례로 시스코는 VM웨어의 총판 파트너 굿모닝아이텍이 주도하는 UCS기반 서버 가상화 솔루션 홍보를 지원 중이다. 굿모닝아이텍은 기존 IBM x86 서버 사용자의 가상화 마이그레이션 수요 윈백에 초점을 맞췄다.
시스코코리아 관계자는 굿모닝아이텍이 제안한 내용으로 프로모션을 지원하게 된 것이라며 본사는 각지 파트너 아이디어로 레노버의 IBM x86 사업 인수에 따른 시장 변화를 영업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IBM x86 서버 사용자들이 걱정할만한 일이란 뭘까? 이들은 레노버에 x86 서버 사업 조직과 제품 관련 자산이 이관된 후 그 생산 설비 가동부터 기존 고객 대응 체계까지가 연속적으로 이뤄질지를 의심한다.
사실 IBM도 이를 의식해 x86 서버 매각 당시 당분간 레노버를 대신해 IBM이 서버 관련 메인터넌스와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계획이라 고객들은 그와 관련해 달라지는 점을 거의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레노버에게 IBM 수준의 기술 지원이나 문제 해결 능력이 있을 것인지를 믿지 못한다. 레노버가 소비자 제품 위주로 커왔고, 기업용 서버와 스토리지 등은 중저가 제품만 공급해 왔다는 인식이 짙다.
레노버보다 먼저 소비자 시장에서 기업 영역으로 눈을 돌린 델 역시, 본사 차원에서 레노버로 넘어가는 IBM의 x86 서버 사업이 만드는 불안 요소를 활용하려는 입장이다. 국내 담당자들도 이런 방향을 따르고 있다.
델코리아 관계자는 별도 가격 테이블을 제시하는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마케팅 차원에서는 본사가 내놓고 있는 기존 IBM x86 서버 제품 사용자 대상 신규 고객 영입 메시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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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쯔의 경우 델보다 더 적극적으로 IBM의 서버 제품 고객을 대상으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기회를 찾아 나섰다. 구체적인 윈백 사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별도 가격할인을 제시하는 윈백 영업도 진행 중인 듯하다.
한국후지쯔 관계자는 지원 연속성이나 안정성 면에서 불안을 느낄 수 있는 IBM x86 서버 고객들에게 IBM 리셀러를 통해 후지쯔 제품 강조하는 연중 프로모션을 집행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