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가 올초 사들인 x86 서버 사업을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는데 집중 투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델이나 HP 등 기존 서버 업체들과의 정면대결은 일단 피하려는 뉘앙스도 풍긴다.
외신들은 18일(현지시각) 레노버 북미 담당 임원이 올초 사들인 x86 서버 사업의 계획을 언급한 내용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IBM은 x86사업으로는 수익성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레노버에 관련 사업을 23억달러에 넘겼다. 그런데 레노버는 오히려 x86서버 사업으로 보다 많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레노버는 SMB를 겨냥한 IT제품을 판매해왔다. 포트폴리오에 x86 서버를 확보함으로써 SMB 시장 점유율과 매출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크리스 프레이 레노버 북미 커머셜 채널 및 SMB 담당 부사장은 최근 영국 IT미디어 채널웹과의 인터뷰를 통해 SMB 고객들을 지원할 로컬 서버를 쓰려는 기업들이 수도 없이 많다고 발언했다.
대기업 클라우드 인프라보단 소규모로 운영되는 전산실을 상대로 랙과 타워형 워크스테이션을 팔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IBM을 상대해 온 델이나 HP는, x86 서버를 직접 전산실에 들여놓는 기업들 뿐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도 공급해 왔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한 곳은 일반적으로 투자여력이 큰 IT 대기업이다.
레노버는 규모만으로 치면 톱3 x86 서버 사업자로 변신하고 있지만,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우드쪽에선 HP나 델과 정면대결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보는 듯 하다.
레노버는 앞서 PC 시장에서 HP와 델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세를 보여 왔다. 다만 세계 PC시장 규모 자체가 침체 국면에 놓였다. x86 서버사업 인수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다. 당장 전선을 늘릴 이유가 없다.
싸움은 레노버와 다른 x86 서버 사업자들의 맞대결이 아니라, 델과 HP의 공세를 IBM과 레노버가 수성하는 모양새가 될 듯하다. 국내서도 한국HP, 델코리아 등이 한국IBM의 고객 이탈이 가시화될 것이라 점친다.
일단 레노버가 기존 IBM의 지분을 지켜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BM이 인수절차가 끝난 뒤에도 레노버 고객들에 기술지원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짙다. 유지만 해도 선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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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가 x86 사업을 정비하는데 최소 6개월~1년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게 업계 중론이다. 그새 HP와 델, 중국과 타이완 x86 서버 업체들이 IBM을 떠난 고객을 잡으려 달려들 것이라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한국레노버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답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