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저가 바람…’中바라기’ 웃다

화이트박스 약진에 인텔 BOE 등 수혜 입어

일반입력 :2014/08/21 15:00    수정: 2014/08/21 16:00

이재운 기자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스마트폰처럼 중국산 저가형 비중이 증가하면서 부품 업체별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에 집중한 업체들은 웃은 반면 고가형에 주력했던 업체들은 얼굴을 찡그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조립식 태블릿인 ‘화이트박스’가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이 시장에 주력했던 업체들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전자 등 고가형 태블릿 제조사의 상반기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애플은 3천100만대, 삼성전자는 1천470만대를 출하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29% 감소했다.

태블릿 시장 전체 출하량은 1억5천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1, 2위 업체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부진 속에 태블릿 시장을 받쳐낸 것은 중국산 화이트박스였다.200~300달러 선에 판매되는 화이트박스 태블릿은 전반적인 부품 품질의 향상 속에 ‘가성비가 생각보다 좋다’는 반응과 함께 중국은 물론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산 스마트폰이 중국 내에서 주로 판매되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제조사도 뚜렷하지 않고 사후 관리도 안 되지만 저렴한 가격과 이에 비해 안정적인 성능 구현에 여러 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수혜를 입은 쪽은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인텔이, 패널 분야에서는 BOE가 꼽힌다.

인텔의 경우 상반기 2천만대 출하량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고 밝힌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를 초과 달성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인텔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2천만대 출하량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BOE는 디스플레이서치가 조사한 올해 1분기 태블릿 패널 출하량 점유율에서 29%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엔트리 제품인 갤럭시탭에도 패널을 공급하는 BOE는 비교적 가격이 낮은 보급형(엔트리급) 제품용 패널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또 쿼터컷이라는 새로운 공법을 통해 생산 효율성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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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고급형 태블릿에 터치스크린패널(TSP)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부정적인 전망 속에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태블릿 제품에 TSP를 공급하는 일진디스플레이나 에스맥의 경우 증권가에서 잇달아 실적 악화를 예상한 탓에 장중 거래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태블릿도 중국산 저가형 제품이 범람하면서 부품사의 평균 판매가(ASP)가 하락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다만 하반기 아이패드나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고가형 제품 시장도 살아날 수 있고, 메이저 제조사의 엔트리급 태블릿이 확대될 경우 국내 부품 업계도 다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