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킨 믹스잇↑ 메탈릭 라이트닝 케이블(이하 벨킨 믹스잇 케이블)은 애플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에서 사용가능한 충전 및 데이터 통신용 케이블이다. 아이폰과 동일한 그레이, 실버, 골드 세 가지 색상과 1.2m, 15cm 두 가지 길이 중 선택 가능하다. 독특한 색상과 질감으로 금속 느낌을 표현한 피복 부위는 직물 소재로 만들어져 꺽임에 따른 단선 위험을 최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의 액세서리 인증 프로그램인 MFi(Made for iPod/iPhone/iPad)를 받아서 안정적인 작동을 보장한다. 가격은 1.2m는 3만3천원, 15cm는 2만9천800원이다.
■왜 애플 라이트닝 케이블은 비싼가?
애플 사용자에게 라이트닝 케이블은 애증의 존재다. 규격 자체가 매우 작고 어느 방향으로도 꼽을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비싸다. 솔직히 너무 비싸다. 그럭저럭 잘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케이블이 5천원 미만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물론 시중에는 애플의 인증을 받지 않는 저가 케이블도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제품을 써보면 인증받지 않은 액세서리라는 메시지도 그렇거니와 실제로 충전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자연스럽게 정품 혹은 인증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적잖다.
벨킨 믹스잇 케이블 역시 가격이 3만원 전후다. 애플 정품 케이블은 그렇다 치더라도 벨킨과 같은 써드파티 업체들의 케이블이 비싼 이유는 바로 인증에 따른 칩 구입 비용 때문이다. 애플에게 공급받는 라이트닝 케이블 끝에 들어가는 칩 가격이 7~8천원 정도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조원가와 유통마진을 더하면 2만원 미만으로 만들기란 애당초 불가능 하다는 것이 액세서리 제조업체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같은 이유로 애플 써드파티 업체들의 최대 경쟁기업은 바로 애플이다. 정품 케이블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순 없지만, 다른 기능성을 더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벨킨 믹스잇은 피복을 패블릭으로 처리했다는 점에서 애플 정품 케이블보다 확실히 쓸 만하다. 안그래도 값 비싼 케이블을 오래 쓰기 위해서는 내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 정품 케이블이나 혹은 다른 플라스틱 케이블은 반복되는 접힘으로 인한 단선에 상당히 취약하다. 반면 벨킨 믹스잇 케이블은 분실만 하지 않는다면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할 만큼 질기고 튼튼하다.■케이블의 품질이 충전 속도에 영향
충전기와 케이블의 품질이 충전 속도에 의외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충전기의 경우 출력 전류량과 관련이 깊다. 아이폰을 아이패드용 충전기에 충전할 경우 더 빠르게 충전이 이뤄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벨킨에서 올해 초 2.4A 고속 충전기를 출시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벨킨이 믹스잇 케이블 역시 2.4A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 이건 마케팅용 허풍이다. MFi 인증을 받은 케이블이라면 모두 동일하게 높은 전류량을 받아내기 때문이다.
반면 MFi 인증을 받지 않은 저가 케이블은 충전 속도가 80~90% 수준으로 떨어지고 입력 전류도 수시로 들쭉 날쭉 거린다. 물론 이것이 아이폰과 같은 기기에 심각한 고장을 초래한다거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겁주기 역시 소비자들이 정품을 구입해줬으면 하는 기업들의 기대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사실만 가지고 이야기 하자면 확실히 충전 속도가 다소 더디고 가끔 됐다 안됐다 하는 것 뿐이다.
문제는 애플 사용자들이 열받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라는 것이다. 1m짜리 애플 정품 라이트닝 케이블의 가격은 2만 6천원이다. 고작 케이블 하나를 사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싼맛에 MFi 인증을 받지 않은 중국산 묻지마 케이블을 사면 몇 번 쓰다가 갑자기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처음부터 안되면 환불이라도 받겠지만 꼭 한 두 달 지나서야 이런 불안한 증상이 나타는 것이다. 뽑기 운이 좋아 한 두달 더 쓸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인증 받지 않은 액세서리라는 메시지가 주는 찜찜함은 계속 이어진다.■반영구적인 내구성과 15cm 편리함
벨킨 믹스잇 케이블은 정품 케이블에 비해 약간 가격이 더 비싸지만 확실히 튼튼하다는 점에서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 특히 패블릭 소재의 피복이 주는 만족감은 대단히 높다. 우선 아무리 구부렸다 펴더라도 결코 무리가 가지 않는다. 케이블이 가장 많이 단선되는 분위기가 바로 라이트닝 8핀 단자와 케이블 연결 지점이다. 그래서 좀 아는 사람들은 철물점에서 수축튜브를 사다가 이 부분의 내구성을 보완하기도 한다.
믹스잇 케이블은 적어도 케이블 피복 부위가 갈라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다. 또한 라이트닝 8핀 단자 부위도 다소 강도가 높게 느껴지는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패블릭 케이블의 유일한 단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보풀이 일어나 지저분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나 믹스잇 케이블은 직물 자체가 상당히 촘촘하게 짜여져 있어 보풀 현상을 최소화했고 케이블 자체도 두꺼운 편이어서 가방에 아무렇게나 넣어도 선꼬임이 거의 없었다.
케이블 길이도 상당히 절묘하다. 1.2m 제품의 경우 정품보다 20cm 더 길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추고 있으며, 15cm 케이블은 휴대가 매우 간편하고 노트북이나 외장형 배터리에 연결이 편리하다. 특히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거의 필수 액세서리로 각광받고 있는 외장형 배터리는 보통 안드로이드 충전 케이블은 내장한 반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USB 단자만 제공한다는 점에서 15cm 케이블은 더욱 유용해 보인다.■결론 : 이제는 가격을 내려야 할 때⋯애플의 결단을 촉구한다
애플이 30핀에서 8핀 라이트닝 케이블로 전환을 발표했을 때 액세서리 업체들은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 30핀 단자를 채택한 각종 액세서리는 모두 악성 재고로 남았을 정도다. 그만큼 한번 규격을 바꾼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트닝 케이블은 범용성은 떨어지지만 기능이나 확장성 면에서 매우 편리하고 좋은 규격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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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애플이 MFi 인증을 위한 칩 가격을 조금만 낮춰 준다면 적어도 써드파티 업체의 액세서리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 좋은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 그리고 안정적인 작동을 하는 벨킨 믹스잇 케이블의 유일한 단점이 바로 가격이라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해서 MFi 인증이 없는 저가 케이블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저가 케이블로도 충분히 몇 달 동안 잘만 사용했다며, 비싼 정품 케이블을 사는 것은 바보 짓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여러 제품을 테스트 한 결과 상당히 불안하게 작동되며 이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어쨌거나 큰 맘 먹고 정품 케이블을 사야한다면 좀 더 내구성이 뛰어난 믹스잇 케이블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