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 관련 진흥 정책을 내놓은 가운데, 게임 진흥에는 뒷짐을 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임도 소프트웨어의 큰 틀에 들어가 있지만, 신의진 의원 등 정책 결정자의 일면을 보면 게임에 대한 규제는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난달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을 발표하며 우리나라를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현 전략은 내년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소프트웨어(SW)를 필수 과목으로 배우게 하는 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교육은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문제 분석 능력을 키워준다”며 “가급적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기존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법’은 ‘소프트웨어 진흥법’으로 확대 개편한다. 소프트웨어가 산업의 한 분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 접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이다.
이 같은 전략 수립은 게임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가 미래를 이끌 동력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은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이자 실제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몇 안 되는 산업으로 평가 받는다.
1분기 게임 산업의 매출액은 약 2조9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했으며 수출액 역시 약 8천506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6% 늘어났다. 소프트웨어 산업 중 세계와 겨룰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 게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역시 발표에서 “남이 만든 게임에만 열중하지 말고 게임 만드는데 미쳐보라”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게임을 위시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인선을 보면 게임이 포함된 새로운 소프트웨어 진흥 전략과 방향을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관련된 청화대의 인선 부분이다.
우선 전략 발표 전 주인 지난달 15일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 장관으로 내정됐다. 황 내정자는 그동안 게임을 ‘4대악’, ‘게임 중독물질’ 등으로 비유하면서 반(反)게임적 성향을 지녔다는 평가를 얻은 인물이다.
특히 황 내정자는 새누리당 대표 시절 신의진 의원이 ‘게임중독법’을 발의하는 데 힘을 실어줬던 만큼 ‘게임규제’에 대한 연대가 다시 형성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두 의원은 지난 7일 진행된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게임중독’ 대책 마련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
‘게임중독법’을 발의했던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일 소속 상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로 자리를 옮긴 이후 게임의 부작용과 중독 치료 등 관리체계와 치료예방체계를 만드는 일에 힘쓰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앞서 신 의원은 지난해 4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당시 게임을 도박, 마약, 알코올과 함께 중독 물질로 규정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입법 발의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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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일까. 반(反)게임적 성향을 분명히 하는 두 의원의 행보에 게임 업계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만 키워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부양책은 나오고 있지만 게임 관련 규제가 강화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는 육성한다면서 소프트웨어의 핵심인 게임은 더욱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게임을 만드는 사람도 있을 텐데 게임을 즐기는 건 악으로 치부하면서 게임 소프트웨어 제작자는 육성하겠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좀 더 지켜봐야하지만, 정부의 통일되고 정돈된 정책 수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