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춘 의원, 게임중독토론회서 호통‥왜?

패널들 규제 비판에 "굉장히 실망했다"

일반입력 :2014/07/01 17:36    수정: 2014/07/01 17:48

손인춘 의원이 게임중독 토론회에서 패널들에게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하겠다는 주장만 하려고 나온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토론회 말미에 나온 손인춘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패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제2차 인터넷 게임중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장주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와 이헌욱 법무법인 로텍 변호사,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머트협회(이하 게임협회) 사무국장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또 토론자로는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과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위원, 정정원 서강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자리했다.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게임규제에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장주 교수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미래 먹거리인 게임산업을 재단해서 안 된다는 취지의 발제를 진행했다. 또 이 교수는 손인춘 의원에게 “홍수에 대비해 댐이 아닌 배를 만들면 후손들이 손 의원을 존경하게 될 것”이란 비유를 들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이헌욱 변호사는 문화로서의 게임은 절대 막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규제는 국내 게임산업 기반만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 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곳곳에 설치된 화상도박장이 더 큰 문제라면서 게임이 문화로 선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곤 게임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됐다는 이유를 들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지금은 기업들이 자긍심을 갖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이어 전종수 전문위원은 게임과 중독성, 그리고 폭력성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장근영 연구위원은 손인춘법에 나온 중독유발지수의 모호함을 문제 삼아 꼬집었다. 끝으로 정정원 연구원은 법률이 한번 정해지면 쉽게 개정되거나 폐지될 수 없으므로 사전에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조언과 직언은 손인춘 의원의 ‘훈계’로 마무리 됐다. 사회와 기업, 또 가정이 함께 어떤 노력들을 기울일지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토론회에 게임규제 비판만 하고, 자신의 법안을 계속 규제법으로 매도한다는 지적이었다.

손 의원은 이들에게 “굉장히 실망했다”면서 “게임산업을 규제해 수출이 차단되도록 하거나 판매유통이 막히도록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본인이 발의한 법안은 게임중독자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 게임산업에 해를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또 “(오늘 토론에서) 수출을 늘리는 데 이런 문제가 있으니 어떻게 협의해서 풀어볼까 고민을 논하고, 규제가 많아서 이런 것을 풀어주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의견이 나올 줄 알았다”면서 “게임을 자동차 등 다른 것들에 비교해 말해 안타깝다. 또 스포츠, 건강, 헬스 같은 것에 적용된 게임과 모든 걸 집어던지면서 난리 피우는 게임이랑은 다른 문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규제 때문에 뭘 못하겠으니 이것 좀 풀어달라고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며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를 전달해줬으면 오늘 더 나은 토론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IT 강대국으로서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이렇게 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이 사회적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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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춘 의원 발언에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한 관계자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게임업계 입장을 듣겠다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결국 법안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기 위한 자리였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토론회가 이런 식이면 앞으로 누가 패널로 참석할지 의문이 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