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인춘 의원이 게임중독 토론회에서 패널들에게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하겠다는 주장만 하려고 나온 것 같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토론회 말미에 나온 손인춘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패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제2차 인터넷 게임중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장주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와 이헌욱 법무법인 로텍 변호사,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머트협회(이하 게임협회) 사무국장이 발제자로 참석했다. 또 토론자로는 전종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전문위원과 장근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위원, 정정원 서강대 법학연구소 연구원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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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게임규제에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장주 교수는 과거의 패러다임으로 미래 먹거리인 게임산업을 재단해서 안 된다는 취지의 발제를 진행했다. 또 이 교수는 손인춘 의원에게 “홍수에 대비해 댐이 아닌 배를 만들면 후손들이 손 의원을 존경하게 될 것”이란 비유를 들어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했다.
이헌욱 변호사는 문화로서의 게임은 절대 막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계속된 규제는 국내 게임산업 기반만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 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곳곳에 설치된 화상도박장이 더 큰 문제라면서 게임이 문화로 선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성곤 게임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됐다는 이유를 들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음을 우려했다. 이에 지금은 기업들이 자긍심을 갖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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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종수 전문위원은 게임과 중독성, 그리고 폭력성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며 장근영 연구위원은 손인춘법에 나온 중독유발지수의 모호함을 문제 삼아 꼬집었다. 끝으로 정정원 연구원은 법률이 한번 정해지면 쉽게 개정되거나 폐지될 수 없으므로 사전에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조언과 직언은 손인춘 의원의 ‘훈계’로 마무리 됐다. 사회와 기업, 또 가정이 함께 어떤 노력들을 기울일지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토론회에 게임규제 비판만 하고, 자신의 법안을 계속 규제법으로 매도한다는 지적이었다.
손 의원은 이들에게 “굉장히 실망했다”면서 “게임산업을 규제해 수출이 차단되도록 하거나 판매유통이 막히도록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본인이 발의한 법안은 게임중독자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 게임산업에 해를 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였다.
또 “(오늘 토론에서) 수출을 늘리는 데 이런 문제가 있으니 어떻게 협의해서 풀어볼까 고민을 논하고, 규제가 많아서 이런 것을 풀어주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의견이 나올 줄 알았다”면서 “게임을 자동차 등 다른 것들에 비교해 말해 안타깝다. 또 스포츠, 건강, 헬스 같은 것에 적용된 게임과 모든 걸 집어던지면서 난리 피우는 게임이랑은 다른 문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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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규제 때문에 뭘 못하겠으니 이것 좀 풀어달라고 누구도 이야기 하지 않는다”며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를 전달해줬으면 오늘 더 나은 토론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IT 강대국으로서 게임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으려면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지도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 이렇게 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임사들이 사회적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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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춘 의원 발언에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한 관계자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게임업계 입장을 듣겠다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결국 법안의 정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기 위한 자리였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계자는 “토론회가 이런 식이면 앞으로 누가 패널로 참석할지 의문이 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