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유닉스OS '오픈VMS' 단종 계획 철회

단종될 운명이었던 HP 유닉스 서버 운영체제(OS) '오픈VMS'가 생명을 연장했다. HP가 오픈VMS 기술을 후속 개발할 대행사를 지정하고 관련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31일(현지시각) 미국 매사추세츠 볼튼에 본사를 둔 오픈VMS 개발 전문업체 'VMS소프트웨어(VSI)'는 HP가 오픈VMS OS와 계층화된 제품 구성요소의 후속판을 개발할 업체로 자사를 단독 선정했다고 밝혔다.

VSI는 HP와의 계약에 따라 오픈VMS OS 소스코드와 제품 개발 권한을 얻게 된다.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9500 '폴슨' 시리즈 기반 인테그리티i4 서버(rx2800i4, BL8xxi4)와 후속 모델용 오픈VMS를 만들 계획이다.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개발계획에 따르면 VSI는 폴슨 칩기반 OS를 내년초까지 검증해 내놓고, 향후 '킷슨' 시리즈를 탑재한 인테그리티 서버 플랫폼과, x86기반 서버를 포함한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까지 지원하는 오픈VMS 버전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VSI는 자사가 경험 많은 현역 오픈VMS 개발자 팀을 조직해 과거 오픈VMS가 인정받은 기술적 우수성을 책임지고 보장할 것이라 강조했다. 오픈VMS의 보안, 안정성, 장기간 가동 성능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아 왔고 HP와의 계약은 이런 고객들의 다년간에 걸친 투자를 미래 제품 출시와 지원으로 보호하도록 도울 것이라 덧붙였다.

기업들은 신형 아이태니엄 기반 오픈VMS 라이선스와 기술지원을 계속 HP로부터 구매할 수 있고 VSI로부터 직접 살 수도 있다. HP는 현재 오픈VMS 개발계획 안에서 구버전에 대한 기술지원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VSI는 전했다. VSI는 가까운 시일 내에 i4 폴슨용 오픈VMS 출시 일자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드웨인 P. 해리스 VSI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오픈VMS의 보안과 안정성에 의지해 온 수천 고객과 VSI에게 기쁜 날이라며 미래 수십년간 우리가 오픈VMS에 투입할 노력은 지난 30년에 걸쳐 미션크리티컬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해 온 많은 개발자와 고객들에게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릭 루이스 HP 엔터프라이즈 서버 비즈니스 사업부 부사장 겸 제너럴 매니저는 오픈VMS를 현재 그리고 미래 HP 기술환경에 배치하려는 고객들에게 추가 선택권이 생겼다며 기존 오픈VMS 플랫폼에 머무르기로 선택하면 기존 프로세스에 대한 장애와 변화 없이 확대된 HP 지원서비스로 보호받게 된다고 말했다.

HP는 지난해 오픈VMS 단종 계획을 세웠다. HP는 당시 오픈VMS OS가 최신 하드웨어 환경에서 검증되지도 그 새로운 버전이 개발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쿼드코어 프로세서 '투퀼라'를 돌리는 인테그리티i2 유닉스 서버 이후 검증된 오픈VMS가 제공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이었다. 이게 오픈VMS의 단종을 뜻했다.

그런데 이 HP의 결정은 이번에 VSI에게 오픈VMS 소스코드와 개발 권한을 라이선스하기로 함에 따라 뒤집혔다. 하지만 HP는 '철회' 대신 과거 발표한 OS의 개발계획을 완전히 변경했다고 표현한다. 몇달 전 그런 내용의 파트너십이 VSI로부터 들어왔고 HP는 그걸 받아들였다는 설명이다.

HP가 사장시키려던 유닉스OS의 로드맵을 부활시키게 된 배경에는 해당 제품에 열성적인 사용자그룹의 반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