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출판사들과 짜고 전자책(e-book) 가격을 담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애플이 집단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에게 4억달러를 배상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16일(현지시간) 美 씨넷에 따르면 애플은 뉴욕주를 포함한 미국 33개주와 전자책 담합에 대한 배상금 4억5천만달러(약 4천650억원)를 지불하기로 원고 측과 합의했다. 4억5천만달러 가운데 4억달러는 소비자들에게 지급되며 나머지 5천만달러는 변호사 수임료로 쓰인다.
지난해 7월 맨해튼연방법원으로부터 가격 담합 협의에 대한 유죄 판결을 받은 애플은 배상액 확정을 위한 공판을 한 달 앞두고 서둘러 합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여전히 가격 담합 협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현재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애플이 제시한 배상금은 당초 원고 측이 요구했던 8억4천만달러와 비교해서는 크게 줄어든 금액이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법원 판결을 토대로 이같은 규모의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 연방법원의 최종 승인해야 확정된다.
항소 결과에 따라서도 합의금이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애플의 항소가 인용될 경우 애플은 이번 잠정합의에 따른 4억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항소법원이 1심 판결을 무효화하고 파기환송한다면 환불해야할 금액은 5천만 달러로 줄어든다.
이번 소송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 2012년 4월 사이먼앤슈스터, 해치트북그룹, 피어슨PLC펭귄그룹, 맥밀란, 하퍼콜린스 등 5개 대형 출판사와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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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애플은 아마존닷컴이 전자책 가격을 9.99달러로 책정하며 저가 공세를 펼치는데 불만을 가지고 대형 출판사들과 협의해 전자책 가격을 12.99~14.99달러에 팔기로 사전 담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번 합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다른 기업들과 똑같은 규칙에 따라 사업을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